증권 채권

코스피 대표 10대 종목 전부 '파랗게 질려'…증시 변동성 커지나

미국 고금리 장기화 공포에 기관 1조 순매도

외국인, 선물도 1조 이상 '팔자'로 하락 베팅

국채 금리는 줄줄이 연고점…투심 악화 불가피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코스피·코스닥지수가 21일 일제히 약세를 보인 것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일(현지시간) 열린 정례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며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공포에 투자자들이 대거 ‘팔자’에 나선 때문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기조를 예상보다 길게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에 선물과 현물을 막론하고 매도에 나섰고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과 모든 업종의 주가가 그대로 곤두박질쳤다.



주가 하락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7210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2545억 원씩 팔아치운 기관 투자가들이 이끌었다. 여기에 외국인도 코스피에서 687억 원, 코스닥에서 1155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부채질 했다. 개인 투자자들만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총 1조 1449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기관과 외국인이 던지는 물량을 받아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1조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추가적인 주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폭탄에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93포인트(0.58%) 떨어진 2,544.81에 장을 시작해 점점 낙폭을 키우더니 결국 2,514.97까지 밀렸다. 7.20포인트(0.82%) 내린 875.52에 출발한 코스닥지수도 줄곧 내림세를 유지하며 860.68까지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코스닥지수는 각각 지난달 21일(2508.80), 7월 10일(860.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가지수 자체가 흔들리다 보니 삼성전자(005930)(-1.01%), LG에너지솔루션(373220)(-2.50%), SK하이닉스(000660)(-1.27%),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27%),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2.86%), 현대차(005380)(-1.54%), LG화학(051910)(-4.72%), 삼성SDI(-4.44%), 네이버(NAVER(035420)·-3.45%), 기아(000270)(-1.97%)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조리 1% 이상 내렸다. 업종별로도 철강·금속(-2.85%), 화학(-2.80%), 섬유·의복(-2.53%), 서비스업(-2.46%), 증권(-2.28%) 등 모든 산업이 빠짐 없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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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086520)(1.89%)와 알테오젠(196170)(3.52%)를 제외한 시총 상위 종목 대다수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6.29%),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4.41%), 엘앤에프(066970)(-4.17%),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3.47%) 등의 낙폭이 컸다.

글로벌 고금리 압박에 이날 채권 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줄줄이 연고점을 경신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거래일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3.930%에 장을 마치며 연고점을 기롯한 것을 비롯해 10년물과 5년물 금리도 각각 0.68%포인트, 0.57%포인트 상승한 4.031%, 3.973%로 연중 최고치에 도달했다. 신용등급이 ‘AA-’와 ‘BBB-’인 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4.689%, 11.108%로 각각 치솟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환율 등 글로벌 거시경제 지표의 영향력이 다시 커지면서 주식시장 전체의 변동성도 한동안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한 투자 심리 위축 현상도 당분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했다”며 “올 상반기와 비교해 미국의 하반기 경기는 둔화할 것이라는 점, 중국 경제 회복 변수가 남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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