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방암 환자 10명 중 3명은 재발…수술 후 '이 때'가 가장 위험[건강 팁]

■김수연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유방암 발생률 급증…예후 좋지만 재발 위험 높아

수술 후 1~3년 사이 가장 많이 재발…추적검사 필수

치밀유방 있다면 유방촬영술 외에 초음파·MRI 병행

유방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지만 재발 위험이 높다. 이미지투데이유방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지만 재발 위험이 높다. 이미지투데이




유방암은 비단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암이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국내 여성 인구 10만 명당 유방암 환자는 2000년 26.3명에서 2019년 115.6명으로 10년새 4~5배 가량 증가했다. 유방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지만 재발 위험이 높다. 치료 받은 환자 10명 중 2~3명이 재발을 겪는데 이 경우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주치의의 권고에 따라 수술 후 보조적인 치료를 시행하고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통해 재발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방암의 재발은 위치, 범위 등에 따라 크게 국소 구역 재발과 반대측 유방, 전신 전이로 나뉜다. 수술 받은 쪽의 유방이나 흉벽 및 동측 액와부, 쇄골하, 내유 림프절 전이로 발생하는 경우가 국소 구역 재발이다. 수술 받지 않은 쪽의 유방에서 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재발에 해당한다. 유방암이 뼈, 폐, 간, 뇌 등 유방에서 떨어진 전신 기관으로 퍼지는 전신 전이가 발생하면 사망 위험이 특히 높아진다.

유방암 재발을 예방하려면 주치의의 안내에 따라 수술 후 보조적인 치료를 꾸준하게 시행해야 한다. 수술 후 보조적인 치료로는 흔히 방사선 치료, 항호르몬 치료와 항암화학요법, HER-2(인간 표피성장인자 2형) 표적치료 등이 시행되는데 수술 방법이나 유방암의 병기 및 아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유방보존수술을 받았다면 방사선 치료를 통해 국소구역 재발을 절반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 항호르몬치료는 통상 5~10년간 유지하는데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유방암 아형이 공격적이거나 병기가 높아 림프절 전이를 동반하는 경우라면 항암화학요법과 HER-2 표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유방암 수술 후에는 정기적인 영상검사가 필수다. 유방암은 수술 후 1~3년 사이에 가장 많이 재발하고 이후부터 점차 재발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기적으로 영상검사를 시행하면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유방암 재발을 조기 발견하는 데 유용하다. 현재 국내 여러 의료기관에서는 유방암 재발 양상을 고려해 수술 후 2~3년까지 6개월에 한 번씩, 그 이후로는 매 년 영상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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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양성 HER-2 음성 유방암으로 수술을 받은 35세 여성 환자에게 2년 3개월 후 유방 초음파(오른쪽 위)와 자기공명영상검사(MRI·오른쪽 아래)를 시행한 결과, 유방 수술 부위 근처에 5mm 크기의 불규칙한 종괴(화살표)가 관찰되어 재발 소견을 보였다. 다만 치밀유방과 수술 후 반흔으로 인해 유방촬영술(왼쪽)에서는 종괴가 보이지 않았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호르몬 양성 HER-2 음성 유방암으로 수술을 받은 35세 여성 환자에게 2년 3개월 후 유방 초음파(오른쪽 위)와 자기공명영상검사(MRI·오른쪽 아래)를 시행한 결과, 유방 수술 부위 근처에 5mm 크기의 불규칙한 종괴(화살표)가 관찰되어 재발 소견을 보였다. 다만 치밀유방과 수술 후 반흔으로 인해 유방촬영술(왼쪽)에서는 종괴가 보이지 않았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전통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유방 영상검사는 유방촬영술이다. 그러나 수술로 인해 반흔, 부종 등이 있거나 유방의 모양이 변화된 경우 수술 전보다 검사 민감도가 떨어진다. 유방암이 재발했는데도 유방촬영술에서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치밀유방이 있으면 유방촬영술의 민감도가 더욱 감소할 수 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유방촬영술은 다수의 재발암을 발견할 수 있고 석회화로 재발한 암을 발견하는 데 가장 유용하다.

유방촬영술에서 보이지 않는 조기 재발암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유방초음파 혹은 유방 자기공명영상검사(MRI)를 시행한다. 두 검사방법을 비교하면 MRI가 조기 재발암 발견에 더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2017년 미국의사협회 종양학 학술지(JAMA oncology)에 게재된 국내 다기관 연구 논문에 따르면 유방암 수술을 받은 50세 미만 여성에서 영상검사의 민감도는 유방촬영술만 단독 시행할 경우 53%에 불과했다. 반면 초음파를 추가로 시행하면 82%, MRI를 추가하면 민감도가 100%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초음파가 MRI보다 저렴하고 검사 접근성이 높은 데다 정맥으로 조영제를 주입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 때문에 간편하게 널리 이용되는 추세다.

유방암은 △병기가 높고 △환자의 나이가 어리고 △공격적인 유방암 아형을 가지고 있을수록 재발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유방암의 병기는 유방암 크기가 크고 전이된 겨드랑이 림프절의 개수가 많을수록 높아진다.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와 HER-2의 발현 여부에 따라 △호르몬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삼중음성 유방암의 3가지 아형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HER-2 양성 유방암과 삼중음성 유방암이 호르몬 양성 HER-2 음성 유방암에 비해 공격적으로 재발할 위험이 높다. HER-2 양성 유방암과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는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과 HER-2 표적 치료를 시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유방암은 서구에 비해 30~40대 젊은 여성에서 자주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젊은 나이의 여성들은 유방촬영술을 통해 치밀유방이 많이 발견된다. 따라서 유방암 수술 후 정기적인 영상검사를 게을리하지 않고 필요하다면 초음파나 MRI를 함께 시행하는 편이 재발암을 조기 발견하는 데 유리하다. 유방암은 재발하더라도 조기에 발견한다면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다. 특히 유방암 재발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재발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서라도 수술 후 보조적인 치료와 정기적인 영상검사를 꾸준히 받길 당부한다.

김수연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김수연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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