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세청(IRS)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고가 티켓을 재판매해 이윤을 남긴 이들을 파악해 세금을 물릴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인기 공연에서 티켓 재판매로 큰 수익을 보는 암표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티켓마스터나 스텁허브 등 티켓 판매 플랫폼에서 600달러(약 80만 원) 이상의 거래를 한 이들 중 이익을 남긴 경우 대상이 될 전망이다.
원래 티켓마스터나 스텁허브 등에선 한 해 200건 이상, 총액 2만 달러(약 2700만 원) 이상 거래한 이들에 대해서만 세금 보고 양식(1009-K)을 제출하면 됐다. 하지만 2023과세연도부터 새 법률이 적용되면서 이 기준이 거래 건수와 관계없이 총액 600달러로 대폭 낮아진다.
다만 IRS는 판매자가 구매가보다 더 높은 가격에 표를 되판 경우에만 세금을 매길 계획이다. 사실상 티켓 재판매로 이윤을 본 사람들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대형 공연 암표상이 적잖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일례로 팝 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의 지난 4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공연에선 티켓 재판매 가격이 3만 5438달러(약 4700만 원)까지 치솟아 정가(449달러)보다 훨씬 높은 시세를 보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수익을 노리고 웃돈을 주고 다른 팬에게 입장권을 파는 암표상들이 늘어난 배경이다.
여기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각종 공연과 스포츠 경기 관람 수요가 급증한 영향도 크다. 팝 가수인 비욘세와 해리 스타일스의 공연표 가격은 각각 380달러(51만원), 400달러(53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가수들의 월드 투어가 티켓 값은 물론이고 공연장 인근 숙박비와 외식비까지 끌어올린다는 뜻의 ‘투어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