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들입니다. 자기 자신을 지키고 자신을 표현하세요. 꿈꾸고,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아무도 당신을 막을 수 없습니다. 사랑합니다!”
현존 세계 최고의 뮤지션 중 하나이자 MZ세대의 우상으로도 불리는 미국 팝스타 포스트 말론이 한국을 찾았다. 2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첫 내한공연에서 포스트 말론은 시종일관 무대를 뛰어다니며 열정적 에너지를 과시해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첫 내한인 만큼 팬들의 기대치도 대단했지만, 세계 최고의 스타는 그 기대치를 여지없이 충족시켰다. 힙합·록·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를 엄청난 수준으로 소화했다. 라이브 실력도 대단해 가성·진성·오토튠을 자유자재로 오갔다. 그의 음악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록 넘버 ‘테이크 왓 유 원트’, ‘록스타’ 등의 무대에서는 샤우팅과 그로울링도 훌륭하게 선보였다. 춤과 퍼포먼스도 대단했다. ‘베터 나우’로 시작된 공연은 ‘굿바이’ ‘모닝’, ‘아이 라이크 유’, ‘서클’ 등 히트곡으로 쉼없이 이어졌다.
한국계 여성과 교제하며 아이까지 둔 것으로 알려져 ‘포 서방’이라 불리는 포스트 말론은 이날 한국에 대한 호감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블랙핑크의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등장한 그는 곡이 끝날 때마다 쉬지 않고 “감사합니다”를 내뱉어 관객들을 웃음짓게 했다. 맥주광으로 알려져 이번 공연 중에도 계속해 맥주를 마셨던 그는 ‘필링 휘트니’를 부르고 나서는 “맥주 주세요 제발”을 한국어로 외치며 큰 웃음을 선사했고, 공연 중간 “짠”을 계속해 말했다.
이날 팬서비스의 백미는 처음 본 팬과의 합동 무대였다. 공항에서 처음 만났다는 팬에게 ‘스테이’의 기타를 맡겨 함께 노래를 불렀다. 기타를 배운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어색했지만 포스트 말론은 팬을 잘 이끌어 가며 무대를 마무리해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했다. 그는 팬이 선물한 갓을 직접 쓰고 노래했다. 앵콜 때는 무대에 대형 태극기도 설치했다. 팬들도 모든 노래에 떼창과 함께 본명인 ‘오스틴’을 연호하며 화답했다.
무대를 지배하던 스타는 어느 순간에는 1995년생 소년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필링 휘트니’를 부르던 도중 팬들이 휴대폰 플래시를 키자 감동받은 듯 “너무 아름답다”고 연신 이야기했다.
히트곡 ‘선플라워’와 ‘케미컬’로 앵콜 무대를 마친 포스트 말론은 공연 마지막까지 자기 자신을 불살라 다리를 다치기에 이르러 스태프들에게 부축받으며 무대를 내려갔다. 예정된 70분보다 30분 더 긴 100분간 무대를 소화한 그는 “곧 다시 만나자. 오늘은 최고의 공연이었다”며 “살아있는 모든 순간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고 다음 내한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