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류의 기원은 정말 외계일까…‘범종설’ 주장 학자들-中[김정욱의 별별이야기](46)

■DNA 구조 발견한 크릭 “외계 고등생명체가 지구로 미생물 보내”

■노벨 생리의학상까지 받은 크릭 주장에 과학계의 비난 쏟아져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우주.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일찌감치 우주의 가치에 눈을 뜨고 그 공간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본격적으로 우주개발에 뛰어들고 있죠. 미지의 우주, 그 광활하고 거대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내려 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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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에서는 ‘범종설’을 알아봤습니다. 지구 생명체는 외계에서 유입됐다는 게 범종설의 핵심인데 이런 가설을 주장한 학자들 중에서 외계의 지적생명체에 의해 지구 생명체가 생겨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분자생물학자인 프랜시스 크릭입니다. 크릭이라는 이름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죠. 그는 제임스 왓슨과 함께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하고 이를 발표해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인물입니다.

크릭의 외계 고등생명체에 의한 지구생명체 탄생 이론을 ‘정향 범종설’이라고 합니다. 크릭은 노벨상 수상 11년 뒤인 1973년 “40억년 전 쯤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의 고등 생명체가 의도적으로 미생물을 무인 우주선에 실어 지구로 보냈고, 그 미생물이 지구생명체의 기원 즉 공통조상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크릭은 생육 가능한 미생물이 우주에서 오랜 시간을 여행하고도 복사에너지에 손상되지 않은 채 지구에 도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미생물들이 우주선에 실려 왔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2년 개봉한 미국 영화 ‘프로메테우스’가 이 정향 범종설을 차용한 작품입니다.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낸 제임스 왓슨(왼쪽)과 프랜시스 크릭. 서경DB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낸 제임스 왓슨(왼쪽)과 프랜시스 크릭. 서경DB


크릭의 정향 범종설은 당시 과학계에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노벨상까지 수상한 학자가 확인되지도 않은 외계 고등문명을 내세우며 생명 탄생설을 주장했으니 과학계에서는 “크릭의 주장은 과학적이지 못하고 소설에 불과하다”며 정향 범종설을 무시했습니다.

과학계의 비판에 대해 크릭은 “만약 이 우주에 생명체가 지구에만 있다면 지구 생명체는 지구 내부에서 시작된 게 맞다. 하지만 이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별과 행성, 은하가 있다”면서 “따라서 지구 외 어딘가에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천체들이 있고, 그 중 아주 똑똑하고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생명체도 있을 것인데 생명체 존재가 가능한 지구를 그냥 지나칠리 없을 것이다”는 추측을 내놨습니다.

앞서 살펴봤던 스반테 아레니우스와 프랜시스 크릭의 범종설과는 달리 지구의 생명체 중 인간만 외계에서 왔다는 주장을 펼치는 미국의 학자가 있는데요, 다음 기사에서는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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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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