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5일 “한전 스스로의 내부 개혁 없이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며 “기존 자구노력에 더해 특단의 추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은 이날 전남 나주 빛가람동 본사에서 김 사장과 경영진, 지역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사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비상경영혁신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철야근무를 선언한 김 사장이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주문한 한전의 역할과 기능 재정립 작업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혁신위는 그간 상임이사가 공동 주관해온 비상경영위원회를 확대 격상시킨 것으로 강력한 위기대응 및 내부개혁 실행을 위한 컨트롤타워 격이다. 혁신위원장은 김 사장이 맡는다. 혁신위는 ‘재무위기 대응’, ‘조직·인사 혁신’, ‘신사업·신기술’, ‘미래 전력망’, ‘원전·신재생’ 등 5개 분과로 구성된다. 각 분과는 부사장들이 분과장을 맡아 워킹그룹 구성과 핵심과제 발굴·이행 등 분과 운영 전반을 총괄한다.
이날 혁신위 공식 발족 직후 개최된 결의 대회에서 참석자들은 △재무정상화 △신사업·신기술 주도 △신재생·원전사업 적극 추진 △업무효율화·고객서비스 개선이라는 목표를 공유했다.
한전 관계자는 “혁신과제 발굴 및 실행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시각을 상시 반영하기 위해 분과별로 외부 자문위원을 선임할 예정”이라며 “현장의 여건을 반영한 혁신과제 운영·실행을 위해 지역·건설본부 직원들도 분과 내 워킹그룹에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이날 주재한 현안 토론회에서 “임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혁신에 적극 동참해 국민에게 사랑 받는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자”고 당부했다. 이어 “전력산업의 시대적 요구 및 정부정책 방향과 연계해 새로운 혁신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전기요금에 주로 의존하던 과거의 구조와 틀을 탈피하기 위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적극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 닷새째인 김 사장은 사장실에 비상경영상황실(워룸)이란 명패를 붙이고 간이침대까지 들여놨다. 24시간 본사를 떠나지 않은 채 핵심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그는 다가오는 추석 연휴까지 자진 반납한 채 위기 극복 방안을 도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추석 연휴 이후 한전의 뼈를 깎는 자구안을 검토한 후 4분기 전기요금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