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타이(사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을 겨냥해 “세계무역기구(WTO)를 악용하고 있다”며 무역 규칙 정비를 비롯한 WTO 개혁을 촉구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타이 대표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포럼에 참석해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 등과의 대화에서 “경제 대국이 빈곤한 나라와 같은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제도를 악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는 중국을 겨냥한 비판이다. 중국은 2001년 WTO에 가입한 뒤 ‘자국 기업 우대’가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도상국 대우를 계속 받고 있다. 타이 대표의 발언은 중국이 세계 경제 2위의 반열에 오른 지금까지도 예외 조항을 이용하며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오콘조이웰라 사무총장은 “중국과 협의해오고 있다”며 중국이 상황에 따라 개도국 대우를 계속 가져갈지 검토하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 대표는 “(중국이) 외국 경쟁자를 차별해 자국 기업에 많은 보조금을 주고 비용 구조를 조작하고 있다”며 불합리한 관행에 대한 WTO의 대처도 촉구했다.
한편, 오콘조이웰라 사무총장은 보조금과 각종 제재를 주고받으며 맞는 미중 무역 갈등과 관련해 “세계 경제가 분단되면 가계가 압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오콘조이웰라는 2021년 WTO 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선거 기간 도널드 트럼프 정권은 중국이 영향력을 강화하는 아프리카 출신 선출에 반대해 한국의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후보로 지지했지만,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후보 지지를 철회했고, 선출 선호도에서 열세를 보이던 유 전 본부장은 후보직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