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 이후 지연되고 있는 전주페이퍼와 자회사 전주원파워 인수전에 글로벌 인프라 투자회사 에퀴스에너지코리아가 등장하면서 매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매도자인 모건스탠리PE는 지난달 마감한 본입찰에서 인수 후보들로부터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제안받지 못해 인수자를 결정하지 못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퀴스는 최근 모건스탠리PE에 전주원파워 인수 의향을 밝히고 배타적 협상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PE가 제안을 받아들여 독점 협상을 이어가고, 더 이상 추가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전주원파워는 에퀴스에 전주페이퍼는 글로벌세아 품에 안길 가능성이 크다.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에퀴스는 2018년 한국 지사 출범 후 태양광·해상풍력발전, 폐기물 처리와 자원 회수 분야에서 투자·개발을 이어오며 인프라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다.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4000억 원 규모의 폐기물 처리회사 KC환경서비스 입찰에도 뛰어들었다. 모건스탠리PE의 전주원파워 매각 희망 가격이 4000억~5000억 원인 만큼 에퀴스가 두 자산을 모두 인수할 경우 올 한해 국내 투자 금액이 9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달 25일 마감된 본입찰에는 하이자산운용과 글로벌세아 두 곳만 응찰했다. 하이자산운용은 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 패키지 인수를 제안했고 글로벌세아는 제지업 계열사 태림포장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전주페이퍼 인수만을 원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매각 측의 가격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우선협상권을 따내지 못했다.
모건스탠리PE는 매각 초기부터 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의 통매각을 고수하며 약 6000억 원 이상을 희망했지만 이에 상응하는 조건을 제시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자 본입찰 이후 추가로 원매자를 물색해왔다. 인수한 지 15년이나 된 자산인 만큼 모건스탠리PE 본사에서 매각을 강력히 원하고 있어 연내 인수자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주페이퍼는 1965년 설립된 국내 최대 신문 용지 제조사다. 2008년 모건스탠리PE가 신한대체운용과 함께 8100억 원에 인수했으며 현재 지분 58%, 4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신한운용도 동반 매도권을 행사해 이번에 지분을 모두 정리할 예정이다. 전주원파워는 전주페이퍼가 제지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열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폐기물을 받아 소각하는 그린에너지 사업부를 인적 분할해 만든 회사다.
전주페이퍼는 지난해 6655억 원의 매출과 342억 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올렸다. 전주원파워는 1418억 원의 매출과 888억 원의 EBITDA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