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해 채권금리가 치솟자 개인투자자로부터 큰 인기를 모은 장기채와 만기매칭형 상장지수펀드(ETF)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리 하락을 예상해 자본 차익을 노린 장기채 ETF는 최근 수익률이 일제히 연저점을 경신한 반면 만기매칭형 ETF는 꾸준히 우상향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2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이달 22일까지 ‘TIGER 24-10 회사채(A+ 이상) 액티브’ ETF를 1062억 원 순매수해 국내 상장된 채권형 ETF 중 네 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이 상품은 신용등급 A+급 이상의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만기매칭형 ETF다.
개인들의 매수세는 이 상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개인은 올 들어 이달 22일까지 만기매칭형 ETF 총 23종을 2254억 원 순매수했다. 활발한 순매수에 힘입어 만기매칭형 ETF의 순자산 총액도 연초 1조 6828억 원에서 22일 4조 4195억 원까지 2조 원 넘게 불어났다.
투자 성과도 준수하다. 23개 만기매칭형 ETF 중 잔존 만기가 3년 이하인 21종의 설정 이후 평균 수익률은 2.39%다. 일부 ETF는 설정 당시 목표한 만기수익률(YTM)을 이미 뛰어넘기도 했다. 내년 12월 만기가 도래하는 ‘ACE 24-12 회사채(AA-이상) 액티브’는 당초 YTM 5.57%를 목표로 했는데 지난해 11월 설정 이후 현재까지 수익률만 6.82%에 달한다. 만기매칭형 ETF 중 유일한 월배당 상품인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액티브’도 월배당 포함 시 같은 기간 5.26%의 수익률을 냈다.
만기매칭형 ETF란 시장금리 변동에 관계없이 만기까지 보유하면 목표한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는 상품이다. 존속 기한 도래 시 투자자에게 상환금을 지급한 뒤 상장폐지된다.
반면 개인들이 올 들어 만기채권형 ETF보다도 더 많이 사들인 장기채 ETF는 고전 중이다. 이들은 연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한국 국고채 30년물 ETF 3종과 미국 국고채 30년물 ETF 8종을 각각 2604억 원, 4280억 원 사들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연준이 최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이들 ETF는 22일 기준 일제히 연저점을 경신했다. 개인 순매수 상위권인 ‘KB STAR KIS국고채30년 Enhanced’와 ‘ACE 미국 30년 국채 액티브(H)’는 최근 6개월간 각각 15.62%, 15.06%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장기채 투자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장기채 ETF를 사기에 좋은 때라고 보기 어렵다”며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이 장기물에 비해 적은 단기물 투자를 추천한다”고 했다.
만기채권형 ETF는 고금리 수혜가 예상돼 추천이 잇따랐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들어 국내외 채권금리가 상승세라 상대적으로 유리한 만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