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노동위원회는 노사 단체교섭이 막히는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나서 대화로 갈등을 풀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노동위가 노력한다면 앞으로 파업에 이르기 전 갈등이 해결되는 사례가 더 많이 나올 것입니다.”(올해 4월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조용한 기관’인 중노위가 노사의 대립 국면 한복판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파업은 막을 수 있다’는 김태기 중노위원장의 지론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25일 중노위에 따르면 중노위는 작년과 올해 철도 노동조합이 파업을 철회하도록 물밑에서 역할을 했다. 올해는 김 중노위원장이 철도노조 위원장과 담당 부처 관계자를 직접 만났다. 철도노조는 추석 파업을 철회했다. 파업은 노사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노사가 피해야 할 최악의 결과다. 규모와 기간에 따라 사업장을 넘어 국내 산업 전체와 국민 생활에도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
중노위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의 합의 기관인 노동위원회의 총괄 기구다. 노동위와 중노위 모두 노사 권리 분쟁을 조정하거나 판정하는 역할로 충분하다는 게 그동안 일반적인 평가였다. 작년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이런 중노위 역할이 크게 달라졌다. 중노위가 법원처럼 사후 판정 기관에서 사전 현장형 기관으로 올아가는 분위기다.
실제로 중노위는 분쟁 해결을 주도적으로 하는 사전·사후조정 사업장을 216곳으로 늘렸다. 성과 중 하나로 올해 3월 한국노총 소속 서울시버스 노사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임·단협을 조기 타결했다. 이후 부산, 대구, 인천 등 여러 지역 버스노조가 파업 없이 협상을 마쳤다. 중노위는 다른 노조에 비해 강성으로 평가 받는 민주노총 소속 노건의료노조와도 여러 차례 만나 사측과 합의점을 찾도록 유도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분쟁을 짦은 조정기간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한계”라며 “적극적으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