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로 4개월여 만에 2400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도 2% 이상 급락하며 넉 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12.37포인트(0.49%) 하락한 2495.7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2400대로 내려간 것은 5월 17일(2494.66)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홀로 10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의 대다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철강·금속(-3.87%), 의료정밀(-1.59%), 기계(-1.50%) 업종의 하락 폭이 특히 컸다. 운수장비(1.05%), 섬유·의복(1.04%), 전기가스업(0.42%), 음식료품(0.39%) 등은 하락장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3.05% 내린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2차전지주가 하반기 실적 악화 우려에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고 현대차(0.73%), 기아(2.37%), 현대모비스(2.92%) 등 자동차주가 선전했다. 삼성전자도 0.87% 상승하며 6거래일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18.18포인트(2.12%) 떨어진 839.17에 거래를 마쳐 5월 18일(835.8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시장과 마찬가지로 2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수를 짓눌렀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만 1000억 원 이상 ‘팔자’에 나섰다. 개인과 기관은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모두 순매수에 나서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코스피·코스닥시장의 거래 대금은 각각 7조 3004억 원, 8조 15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지수가 힘을 쓰지 못하며 무너진 것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시장에 계속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당수 투자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주식시장을 견인할 주도주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의 여파가 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20여 년 만에 접하는 고금리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강달러를 비롯한 불확실한 거시 환경이 투자 비중을 늘리는 데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 주식시장이 추가로 흔들릴 여지가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