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 증자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현행 방식으로는 일본의 출자 순위가 현재 2위에서 4위까지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교도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출자 순위가 하락하면 그만큼 주요 사항 결정 과정에서 투표권(발언력)이 저하된다.
보도에 따르면 경제 규모에 입각한 현행 계산방식을 적용하면 일본은 최근의 경기 침체와 엔화 약세까지 겹쳐 중국뿐만 아니라 독일에도 밀려 4위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출자 순위 하락은 국제적인 발언력 저하로 직결되는 만큼 일본 정부는 비공개 협상에서 현재의 출자 순위 2위에 변동이 없는 형태의 증자를 요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출자 비율은 미국이 17.4%로 가장 많고 일본(6.5%)이 중국(6.4%)에 근소하게 앞서 있다. 그러나 기존 방식으로 다시 출자 비율을 산정하면 미국(14.8%)에 이어 경제 규모가 그동안 급팽창한 중국(14.4%)이 2위가 된다.
IMF의 증자 논의는 중국과 신흥국 등의 지분 개선 요구와 맞물려 오랫동안 국제 사회가 줄다리기해 온 문제이다. 특히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과 일부 신흥국들은 추가 증자 협상에서 발언권(출자 비율) 확대를 위한 목소리를 키워 왔다.
이 사안은 미국도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미국과 가까운 일본 대신 중국의 발언권이 확대되면 상대적으로 자국의 입지가 저하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IMF 증자는 최대 발언권을 쥔 미국의 찬성 없이 결정될 수 없다. 교도통신은 미국 정부가 거부권 행사 의지도 내비치며 현상 유지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IMF의 추가 증자 논의는 2010년까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각국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며 올해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