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현지 여성들과 유사 성행위를 벌이고 생방송으로 내보내 ‘국격 훼손’ 비판을 받은 한국인 남성 유튜버가 재판부에 10여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5일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수정 판사 심리로 진행된 A(27)씨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실형을 구형하고 900만원을 추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 측이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고 양측 변론이 마무리되면서 곧장 결심공판으로 이어졌다.
변호인 측은 공소장 내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형사처벌 대상으로서의 음란 행위로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혐의 행위가 상당히 저속하고 문란하다는 점을 모두 인정하고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며 "대법원이 판시하는 구체적 기준에 따라 피고인이 유포한 영상을 보면 직접적 성교 행위 등이 아닌 유사성행위를 묘사한 것에 불과하다"고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가) 설령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전과가 전혀 없는 점,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모범적 인플루언서가 되겠다는 구체적 다짐과 함께 진정한 반성을 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법의 따뜻한 온정과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덧붙였다.
A씨는 이 자리에서 “어리석은 생각과 욕심이 큰 죄가 됐다. 저의 행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염치없지만 남들을 웃겨주는 일을 좋아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많은 사람들에게 선하고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회인이 되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 달 19일 오전 10시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앞서 A씨는 지난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태국 유흥주점에서 현지 여성들과 유사 성행위 등을 하는 모습을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하고 후원 등을 통해 1130만원가량의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동남아 여행과 관련한 채널을 운영하는 전업 유튜버인 A씨는 태국 현지에 머무르며 최소 다섯 차례에 걸쳐 음란 행위가 담긴 생방송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방송은 연령제한 없이 청소년들도 접근할 수 있는 실시간 방송으로 송출됐다. 중계 이후에는 다시 보기 링크를 삭제해 현재는 흔적이 모두 지워져 있는 상태다.
제보를 통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특정해 태국에 있던 A씨에게 귀국해 조사에 응할 것을 요구했지만 A씨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현지 영사관의 협조를 받아 자진 입국을 종용한 끝에 이달 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A씨를 체포했다.
A씨가 제작한 영상들에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 장면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유사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이나 발언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법률 검토를 통해 직접적 신체 노출 없이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당시 아마린TV 등 태국 매체는 한국 유튜버가 현지 길거리에서 여성을 함부로 촬영하고 술을 권하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해 여성은 “귀갓길에 한국 남성이 스트리밍 방송을 하며 다가와 나에게 술을 마시자고 했다”며 “내가 이를 거절하고 카메라를 피했지만 계속 다가와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이어 “대화하는 도중에 내 몸을 촬영하는 것을 느껴 불안했다”며 “유튜버는 계속 연락처를 교환하자고 요구했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