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다문화 학생에 한국어 집중교육…대학까지 장학금도 준다

◆'이주배경학생 인재양성 지원방안' 발표

외국인 학생 등 10년간 3배나 급증

저소득층 대상 100~200명 선발

매달 최대 45만원씩 장학금 지급

50개大에 한국어 교육과정 신설

전문대와 연계한 직업교육도 확대

이주호 "차별없는 교육 받게할것"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주배경학생 인재양성 지원 방안 등이 심의됐다. 오승현 기자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주배경학생 인재양성 지원 방안 등이 심의됐다. 오승현 기자




정부가 이주배경 학생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중 언어 등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경우 대학 졸업까지 장학금을 지급하는 ‘글로벌 우수 인재 장학금’도 신설한다. 차별 없는 교육 기회 제공, 우수 인재 지원 강화 등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이주배경 학생을 산업 역군으로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교육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제8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이주배경 학생 인재 양성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교육부는 한국어 교육 체계를 전면 강화하기로 했다. 이주배경 학생 중에서도 외국인 학생과 중도 입국 학생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주배경 학생 증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10년간 외국인 학생은 약 8.6배, 국내 출생은 2.3배, 중도 입국은 1.9배 증가했다. 부모님은 외국에서 이주했지만 국내에서 출생해 교육을 받아온 학생의 경우 한국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무리가 없지만 다른 나라에서 출생해 이주한 학생은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기본적인 수업조차 따라가기 쉽지 않다.

교육부는 한국어 교육 강화를 위해 ‘다문화 밀집 학교’가 있는 33개 시군구에서 3개월~1년 과정의 ‘지역 거점 한국어 예비 과정(학교 밖 위탁 교육)’을 운영한다. 다문화 밀집 학교는 재학생 100명 이상이면서 이주배경 학생이 30% 이상인 학교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 71개교가 있으며 이 중 16곳은 이주배경 학생이 전교생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지역 대학을 활용한 한국어 교육도 실시한다. 2024년 50개 대학에 ‘지역 대학 연계형’ 한국어 교육 과정을 신설하고 2027년까지 150개교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지역 대학생이 이주배경 학생에게 1대1 맞춤형 한국어 교육과 상담 등을 지원하는 대학생 멘토링도 올해 4000명에서 내년 8000명으로 대폭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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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에서 한국어·한국 문화를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한국어 학급은 올해 기준 527개에서 지역 여건에 따라 단계적으로 늘리고 한국어 학급이 학년별 교과 수준에 필요한 한국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도 개선한다. 한국어 학급 지원 인력 공급을 위해서는 법무부·여성가족부 등과 연계해 다문화 사회 전문가 강사, 결혼 이민자 강사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학생뿐 아니라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부모 역시 가정에서 스스로 한국어를 학습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한국어 학습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어 허들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이주배경 학생이 언어 장벽을 넘어 우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도 강화한다.

이중 언어 등에 강점이 있는 이주배경 학생을 선발해 대학 졸업 시까지 장학금을 지급하는 ‘글로벌 우수 인재 장학금’을 신설하고 100~200명의 저소득층 다문화 학생에게 정부와 기업이 매달 25만~45만 원씩 장학금을 지급한다. 한국장학재단의 ‘꿈사다리 장학금’에 별도의 다문화 학생 트랙을 만들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주배경 학생이 고숙련 실무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문화 특화형 직업계고’도 20곳 지정하고 전문대와 연계한 방과 후 직업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이와 함께 이주배경 학생 맞춤형 진로 체험, 진로 콘서트 등 진로 교육도 한층 강화한다.

이번 방안은 부모나 본인이 다른 나라에서 이주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일컫는 이주배경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이주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교육을 통해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이주배경 인구는 2020년 약 218만 명으로 총인구의 4.2%를 차지했으며 2040년에는 약 323만 명까지 늘어 전체 인구의 6.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배경 인구가 증가하면서 전국 초중고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 학생 역시 2014년 약 6만 8000명에서 올해 약 18만 1000명으로 2.7배가량 증가했다. 전체 학생 대비 비중도 같은 기간 1.1%에서 3.5%로 2.4%포인트나 올랐다.

이 장관은 “차별 없는 교육을 위해 한국어 교육 체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우수 인재 장학금을 신설하는 등 정부와 기업이 이주배경 학생들을 대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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