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상대적으로 빨리 편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 역외 거래 제한 및 공매도 금지 해제 등 선결 과제가 까다로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에 비해 WGBI 편입 조건은 대부분 충족한 만큼 이번 달 또는 늦어도 6개월 뒤에는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원장은 2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이) FTSE 러셀이 요구해온 조건들을 대부분 충족시켰다”며 이번 달 또는 늦어도 6개월 뒤인 다음 평가에서는 지수 편입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WGBI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요건 대비 기준을 충족하기 용이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한국이 지난해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세 인하를 결정하자 FTSE 러셀은 한국을 감시 대상국에 추가한 바 있다. 이후 올해 2월에는 외환 거래 연장, 외국인투자가에 대한 복잡한 등록 요건도 폐지하면서 WGBI 편입 후보국으로 거론돼왔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등록된 외국 기관에 대한 통화 시장 개방 등의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FTSE 러셀은 6개월마다 WGBI 편입 대상을 평가하는데 이달 말 평가를 앞두고 있다.
WGBI에는 미국·영국·일본·중국 등 주요 24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으며 추종 자금 규모는 약 2조 5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원장은 “(WGBI에) 포함되면 더 많은 중장기 채권 자금이 시장에 유입돼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원장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시점으로는 내년 혹은 내후년을 예상했다. 선진국지수 편입의 걸림돌로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으며 실시된 원화 역외 거래 제한이 꼽힌다. 또 다른 편입 조건인 공매도 금지 조치 전면 해제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 침체와 시장 변동성 확대를 감안할 때 지금은 이 같은 움직임을 고려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며 “투자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국제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고민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국내에서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 중 대형주 350개 종목만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부분적으로 허용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