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고(故) 이영승 교사가 결국 세상을 등진 가운데 당시 이를 방관한 경기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관리자들의 신상이 공개되고 있다. 가해 학부모의 신상을 폭로해 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는 이들을 질책하며 책임을 따지고 있다.
지난 24일 해당 계정을 운영하는 A씨는 당시 이 학교에 교장과 교감을 맡았다는 관리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그는 B교장의 인터뷰 기사와 사진을 게재했다. 기사 속 B교장은 이씨가 호원초에 근무하던 당시 교감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경기도의 다른 학교에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교사에 돈을 뜯어낸 학부모 악성 민원을 군대 간 고 이영승 교사가 알아서 해결하게 한 전 호원초 관리자”라며 “이제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 젊고 앞길이 창창한 후배 교사들도 지켜주지 못하신 분은 교직에 앉아 계실 이유가 없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교육 당국은 철저하게 조사해 중징계 처분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A씨는 B교장이 교감이던 시절 함께 재직한 C교장의 이름도 공개하며 현재는 퇴임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이씨의 극단 선택을 단순 추락사로 교육청에 은폐·보고한 D교장과 E교감의 실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유족 측에 따르면 학교는 숨진 교사의 연락처를 '페트병 사건' 학부모에게 건네준 뒤 교사에게 "알아서 해결하라"며 아무런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씨의 아버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군대에 있는 애한테 해결하라고 연락했다. (학교로) 전화를 안 오게 하든가 돈을 주든가 치료비를 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놓고 A씨는 "이영승 교사가 입대했을 때 학부모가 교사와 연락할 수 있게 만든 그 관리자가 선생님을 사지로 몰아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학교에 학부모의 민원이 들어오면 관리자는 선생님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알아봐 주고 변호사한테 물어보기라도 할 것이지, 선생님께 모든 책임을 다 떠넘긴 이 방관자가 호원초 교감으로 있다가 지금 어느 학교 교장이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이영승 교사의 교권을 침해한 학부모 3명은 의정부경찰서에 수사 의뢰했으며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도와 감독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학교관리자 등에게도 책임을 묻고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