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중국인 관광객(유커) 입국 재개와 국내 드라마·영화 등 각종 콘텐츠가 글로벌 인기를 모으면서 CJ(001040)그룹의 지주사인 CJ의 주식을 대거 추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급제동이 걸린 CJ CGV(079160)의 지분은 줄였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CJ 보유 지분을 기존 7.7%에서 11.01%로 3.31%포인트(p) 확대해 2대 주주로서 지위를 강화했다. 보유 주식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224만 6276주에서 올 해 9월 321만 3746주로 10개월 만에 96만 7470주가 늘었다. CJ는 이날 2.37% 오른 8만 2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국민연금은 CJ에 794억 원을 더 투자한 셈이다.
국민연금은 코로나19 이후 화장품 소비가 증가하고, 중국 관광객이 귀환하자 CJ올리브영 실적이 크게 개선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최대 주주인 CJ의 지분 확대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함께 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CJ ENM(035760)의 턴어라운드 역시 기대되는 상황이다.
CJ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CJ올리브영 지분 51.15%를 보유 중이며, 올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는 CJ ENM 지분 40.07%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있다.
또 국민연금은 CJ대한통운(000120) 지분을 최근 7.96%에서 8.97%로 늘렸다. 최근 CJ대한통운이 국내 물류기업 중 유일하게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실적 성장 가능성에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CJ제일제당(097950)에 이어 CJ대한통운도 2대 주주다.
다만 국민연금은 CJ 자회사인 CJ CGV 지분을 기존 2.33%에서 1.96%로 줄였다. 지난달 25일 법원이 CJ CGV가 신청한 신주 발행 조사 비송사건(재판이 아닌 간소한 절차로 처리하는 사건) 신청을 기각하면서 단기간 내 자금 조달 길이 막힌 탓이다. CJ CGV는 이날 0.75% 내린 52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비중 조절은 개별 종목에 대한 판단과 전체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주식을 더 담거나 줄이는 지수 추종 전략을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