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예술제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6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석규 예술감독은 “동시대의 공연예술 지형과 시대적 가치를 담아내고자 한다며 "커다란 발견을 이끌어내는 예술가들의 탐구와 사유, 질문을 함께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예술제는 ‘경계 없는 질문들’을 주제로 열린다. 예술과 기술, 국가와 지역의 경계, 기존 시스템의 경계를 허무는 연극·무용·체험형 공연 등 총 19개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최 감독은 “다양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질문들, 한국 사회 구조에 관한 질문들, 예술과 기술, 기후위기에 관한 질문들, 관념과 체계의 경계를 허무는 질문들을 프로그램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문영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와 극단 돌파구의 전인철 연출, 프랑스 파리 샤요 국립무용극장의 예술감독인 라시드 우람단, 고주영 기획자가 참석했다. 개막작 ‘익스트림 바디’의 안무가인 프랑스 파리 사요 국립무용극장의 라시드 우람단 안무가는 “우리는 우리의 나약함을 자각하기 때문에 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기후·이민·기술에 대한 질문들을 던졌다”고 말했다. ‘익스트림 바디’는 무용가들이 아닌 곡예가와 운동가들이 출연하는 기존 무용의 관념을 깬 작품이다.
1세대 퀴어 활동가들이 50세를 넘어가는 지금 유의미한 작품인 ‘극작연습-물고기로 죽기’도 무대에 오른다. 고주영 기획자는 “성소수자가 나이 들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트랜스젠더 작가 김비의 인생을 연극으로 그렸다”고 밝혔다.
SF 페미니즘 연극 ‘지상의 여자들’도 만날 수 있다. 전 연출은 “한국 사회의 다양하고 예민한 갈등 중 젠더 문제와 계급 문제, 인간과 자연 사이의 긴장을 다뤘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