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스케일 큰 퍼포먼스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엔시티 127이 '잘 하는 것'을 들고 나왔다. 데뷔 7주년을 맞아 심기일전한 이들은 편한 것, 쉬운 것을 내려놓고 엔시티 127만의 '빡센' 무대를 선보인다.
6일 서울 영등포구 콘레드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보이그룹 엔시티 127(NCT 127)의 정규 5집 '팩트 체크(Fact Check)'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멤버 쟈니, 태용, 유타, 도영, 재현, 마크, 해찬, 정우가 참석해 앨범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태일은 다리 부상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엔시티 127의 컴백은 지난 1월 발매한 리패키지 4집 '에이요(Ay-Yo)'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해찬은 "오랫동안 기다려 준 시즈니(팬덤명)에게 감사하다. 축제 같은 활동을 만들어 보겠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지난 8월 교통사고로 다리 부상을 입은 태일은 이번 앨범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 도영은 "태일이 형은 열심히 회복 중이다. 언제 할 수 있다는 확답은 어렵지만, 회복하는 대로 9명의 모습을 빨리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알렸다.
타이틀곡 '팩트 체크 (불가사의 : 不可思議'는 강렬한 메인 신스 루프와 아프로 리듬이 어우러진 리드미컬한 댄스 곡이다. 엔시티 127을 '작품', '불가사의'에 빗대었다. 무엇보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이름을 떨친 엔시티 127의 정체성을 잘 살렸다.
도영은 '가장 엔시티 127 다운 곡'이라고 강조하며 "음악이 주는 열정과, 떼로 나와 멋있게 춤추며 노래하는 모습이 엔시티 127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강점이다. '팩트 체크' 무대를 보고 엔시티 127이 무대는 정말 잘 하는 구나, 다시 한번 확인시켜 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쟈니도 퍼포먼스를 강조했다. 그는 "어느 페스티벌에서 들을 만한 곡 같다. 저희가 이 노래를 고르며 '어떻게 이 곡을 퍼포먼스로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들을 수록 신나고 퍼포먼스도 신나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안무를 만든 태용은 "저는 아프로 비트를 굉장히 좋아한다. 이 곡에 있어서 운이 좋게 안무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멤버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만들어 나가는 게 이렇게 큰 즐거움이었다는 걸 이번 앨범을 통해 알게 됐다"
유타도 "곡 자체가 축제 같은 바이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즈니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을 거 같다"고 밝혔다.
앞서 엔시티 127은 트레일러 영상에서 서울의 전경을 아름답게 담아 눈길을 끌었다. 엔시티 유닛 중 서울 지역거점팀이라는 정체성을 살린 것. 뮤직비디오는 경복궁, 국회의사당, 여의도IFC 등지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정우는 "엔시티 127에서 '127'은 서울의 경도다. 저희는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팀인 만큼 이번 뮤직비디오도 서울의 예쁜 배경을 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고 짚었다.
마크는 "서울의 색과 비주얼을 담으려고 했다. 저희의 코어는 서울이다 보니까. 데뷔 때부터 그런 콘셉트도 많이 해왔다. 이번에도 그런 콘셉트를 하니 딱 붙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한복도 입어보면서 저희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100여 명의 메가 크루급 댄서와 함께 퍼포먼스하는 등 스케일도 키웠다. 쟈니는 "퍼포먼스가 역대급으로 나온 거 같다"고, 유타는 "탱크 주변에서 100명의 댄서 분들과 함께 추는 춤이 임팩트 있다"고 귀띔했다.
이 밖에도 앨범에는 '무중력 (Space)', '퍼레이드(Parade) (행진)', '엔젤 아이즈(Angel Eyes)', '요트(Yacht)', '주 느 세 콰(Je Ne Sais Quoi)', '별의 시 (Love is a beauty)', '소나기 (Misty)', '리얼 라이프(Real Life)'까지 총 9곡이 수록됐다.
멤버들 모두 앨범 기획부터 타이틀곡 선정, 수록곡 작업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태일과 태용은 '별의 시'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태용은 "'별의 시'는 팬 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썼다. 'love you'라는 단어를 많이 넣고 싶어서 많이 넣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다음 앨범은 멤버들 개개인이 작곡한 곡을 넣으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의욕을 보였다.
유타는 "이제는 8년 차기도 하고, 저희는 많은 시도를 하는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옛날 앨범에서는 아무래도 콘셉트를 소화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이제는 좀 더 우리의 의견이 들어갔다. 콘셉트는 있지만 우리가 의견을 내며 만든 앨범이다. 그래서 이제는 뭘 해도 엔시티 127 다운 곡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장담했다.
어느덧 7주년을 맞은 엔시티 127은 이번 앨범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선택했다. 고민도, 걱정도 많은 시기였지만 음악과 무대를 향한 열정, 그리고 엔시티 127이 공고히 쌓아온 정체성을 한번 더 각인시키겠다는 목표로 앨범을 만들었다고.
해찬은 "처음 타이틀곡 미팅에 들어갔을 때 '팩트 체크'를 비롯해 여러 개의 곡이 있었다. 굉장히 듣기 편한 곡도 있었고 어려운 곡도 있었다. '팩트 체크'를 해야 했던 이유는 연차 신경 쓰지 않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곡이기도 했고, 편한 것 이런 것 보다도 대중이 원하는 걸 하고 싶었다. 우리가 늘 해왔던 것처럼 빡세고 사람들이 봤을 때 '와'라고 감탄할 수 있는 곡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태용은 "사실 이번년도 초부터는 멤버들도 저도 고민이 많은 시기였다. 유혹도 많았고, 갈피를 못 잡기도 해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 그때 저희 멤버들이 있기에 모두가 이 자리에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모두의 7년 차가 중요하긴 하지만 저희는 7년이 7년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단합력이 좋았다"며 "사실 저희도 앞으로의 계획, 추후의 계획에 대해 고민도 걱정도 많지만 멤버들이 모두 음악과 무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팬 분과 함께하고 싶다. 앞으로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엔시티 127은 앞서 2021년 발표된 정규 3집 '스티커(Stikcer)'와 지난해 발매된 정규 4집 '질주 (2 Baddies)'가 각각 합산 판매량 300만 장을 넘기며 2연속 트리플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엔시티가 가장 잘 하는 콘셉트로 야심차게 선보이는 이번 앨범도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
도영은 "빌보드 등 유명 해외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바라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저희의 연차가 점점 쌓여가면서 생각도 많아지는 지금 이 시점에서는 그 어떤 성적이 저희에게 주어져도 앨범이 팬 분들께 좋은 추억이 되고 활동하는 시기가 행복하게 남는다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에 반해 태용은 "저는 자신 있다. 어떤 기록이 나올지 기대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우는 유럽 투어를 바랐다. 그는 "유럽 쪽을 많이 가보지 못했다. 그 나라만의 분위기, 그리고 그 나라의 팬 문화도 느껴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엔시티 127의 정규 5집 '팩트 체크'는 이날 오후 1시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