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구글과 아마존의 일부 직원들이 이번 전쟁의 책임이 이스라엘 정부와 군대에 있다며 자신의 회사에 이들과 거래를 끊을 것을 요구했다고 10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구글과 아마존 직원 20여 명이 모인 단체 '인종 차별을 위한 기술은 없다(No Tech for Apartheid)'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노동자로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인종 청소'에 공모하기를 거부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와 군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가해 온 인종 차별과 억압 정책, 거주지 점령이 이번 전쟁의 원인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측과 기술 협력을 이어온 구글과 아마존 등의 기업이 "이번 참사에 공모한 셈"이라며 “구글과 아마존이 참여하기로 한 이스라엘 정부의 클라우드 컴퓨팅(데이터 분산 처리 기술) 구축 사업인 '프로젝트 님버스'(Project Nimbus) 계약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젝트 님버스'는 이스라엘 정부와 군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이스라엘 군대와 정부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구글과 아마존은 여기에 참여하며 12억 달러(한화 약 1조6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 직원들은 "우리는 아마존과 구글의 경영진들이 '프로젝트 님버스'라고 불리는 이 1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즉시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 사업은 이스라엘 군대와 정부가 인종 차별과 (팔레스타인) 거주지 점령을 할 수 있게 하는 정교한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며, 이는 최근 몇일 동안 벌어지고 있는 폭력의 뿌리"라고 주장했다.
브래드 글래서 아마존 대변인은 이에 "사측은 비극적인 인명 피해에 깊은 유감을 느낀다"며 "직원들의 안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님버스 사업에 대해서는 "아마존 웹 서비스는 우리가 지닌 세계 정상급의 클라우드 기술의 혜택을 모든 지역에 있는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초점이 있다"고 말했다.
구글 측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들은 이스라엘과 그간 여러 협업을 하며 이스라엘의 기술 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캘리포니아 이스라엘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회사 1500개 이상이 이스라엘에 운영체를 가지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8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지역에 웹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으며, 2015년에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인 '안나푸르나 랩스'를 인수하고 현지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