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서울대병원, 무기한 파업 돌입…車·철강도 '전운'

◆몰려오는 '추투' 먹구름

서울·경북대병원 1800여명 참여

13개 국립대병원도 동참 예고

기아 파업 보류…12일 막판 교섭

포스코도 55년만에 파업 가능성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연대본부 노조원들이 총파업 총력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1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연대본부 노조원들이 총파업 총력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등 공공의료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해당 병원들은 일단 필수 인력들은 정상 근무를 통해 환자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장기화될 경우 진료 대란 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자동차와 철강 등 주요 기간산업의 노조도 파업을 저울질하고 있어 자칫 ‘추투(秋鬪)’에 따른 산업계와 보건의료 분야 혼란이 우려된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분회는 11일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임상병리사·의료기사 등 조합원 3800명 가운데 1000여 명이 동참했다. 노조는 의사 성과급제 폐지, 공공의료 수당 신설과 어린이병원 병상 수 축소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은 당장 필수 유지 업무 인원이 적은 부서 위주로 파업이 진행되면서 진료 차질이 크지 않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 현장의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대병원 노조도 이날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본원 복도를 비롯해 곳곳에는 큼지막하게 ‘파업 지지’라고 쓰인 종이와 현수막들이 내걸렸다. 파업에는 분회 조합원 2400여 명 중 8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 병원을 제외한 국립대병원들로 파업 참여가 확산할 경우 파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국립대병원노동조합 연대체는 지난달 “경북대병원·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되는 교섭에서 노조의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10월 12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연대체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료연대본부 소속 13개 국립대병원 노조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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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철강 업계에도 파업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이날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전국금속노조 기아지부(기아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계획을 세웠다. 13일과 17~19일은 하루 총 8시간, 20일에는 총 12시간 파업을 한다. 애초 12일에도 8시간 파업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교섭 일정을 잡으며 기존의 파업 계획을 취소했다. 노사가 추가 교섭에 합의하면 향후 예고한 파업 일정도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노사의 이견이 가장 큰 안건은 고용 세습 문제 해결이다. 기아는 단체협약에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이 조항은 위법한 고용 세습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고용노동부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기까지 했다. 사측은 이 조항을 개정하는 대신 올해 말까지 신입 사원을 채용해 생산직의 노동 강도를 낮추겠다고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정년 연장도 쟁점이다. 사측은 정년퇴직자를 최대 1년간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베테랑 제도 근무 기간을 1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정년 연장을 고수하고 있다.

포스코도 기본금 인상과 격주 주 4일제 도입 등을 놓고 올해 20여 차례 임금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창사 55년 만에 파업의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포스코 노조 측은 전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며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약 열흘간의 조정 기간을 거쳐 쟁의행위(파업)에 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중노위 조정이 중단되고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찬성 가결이 이뤄지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승령 기자·유창욱 기자·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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