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발레리나'에서 연출을 맡은 이충현 감독이 여성 서사가 담긴 전작들을 탄생시킨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발레리나'의 연출을 맡은 이충현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가 가까운 친구였던 민희(박유림)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 가해자를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충현 감독은 전작들을 통해 여성 서사를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단편 영화를 많이 만들었는데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가 많았다.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보면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 대부분 여성이었다"며 "여동생이 두 명인데 그런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 다른 결의 여성 서사가 담긴 '발레리나'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밝혔다. "차기작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당시에 국내에서도 여러 가지 사건들이 있었다"며 회상한 그는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성착취에 대한 문제는 어디에서나 문제가 되고 있다. 고민해 봐야 할 이슈다. 그런 부분을 통쾌하게 해소할 만한 실질적인 상황도 없어서 영화에서나마 조금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발레리나'는 말 그대로 발레리나라는 직업이 중심이 되는 영화다. 이충현 감독은 옥주가 복수를 하는 계기가 되는 친구 민희의 직업 선정에 대해 비화를 밝혔다. 그는 "발레리나가 특별히 여성적인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아해 보이지만 이면에는 치열하고 힘들다. 예고를 나와서 무용과 친구들도 있는데 힘든 예술이라고 알고 있다. 복수의 과정이 우아하고 치열하게 느껴지길 바랐고 옥주도 친구처럼 또 한 명의 발레리나처럼 느껴졌으면 했다. 옥주가 스스로 '나야, 발레리나'라고 말하는 대사에서도 드러나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충현 감독의 마음속에는 여성 서사가 담긴 차기작에 대한 꺼지지 않는 열망이 있었다. 그는 "앞으로도 더 하고 싶다. 하지만 이후에 어떤 작품을 할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남성 장르 영화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여성 장르 영화도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발레리나'는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