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아이폰15’ 국내 출시와 맞물려 자사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삼성전자는 아이폰15 공개시기에 맞춰 갤럭시Z 라인업 등 기존 제품 중심의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반면, 애플은 국내 이통3사를 활용해 아이폰15를 홍보 중이라는 점이다.
아이폰15 ‘오픈런’에…삼성, 온라인 마케팅으로 맞불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이달 13일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는 또 다시 ‘오픈런’을 기록했다. 아이폰15 출시 전날인 12일 늦은 오후부터 아이폰 구매 대기줄이 눈에 띌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아이폰15 시리즈 판매가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기본형 125만원, 플러스 135만원, 프로 155만5천원, 프로맥스 190만원부터 시작한다.
삼성 측은 이에 대응해 갤럭시 시리즈 광고를 강화하고 있다. 13일 오후 2시 경 PC에서 네이버 사이트에 접속하면 갤럭시시리즈 광고가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평일 오후 2시는 네이버 PC용 디스플레이 광고단가가 가장 높을 때로, 1시간당 3100만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갤럭시S24’ 라인업 출시 전까지 갤럭시Z 라인업을 바탕으로 매출 보릿고개를 넘어선다는 방침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 이용자와 애플 iOS 기반 아이폰 이용자는 OS별 이용자환경(UI) 및 사용자경험(UX)이 크게 다르다. 이 때문에 갤럭시 이용자가 아이폰으로 갈아타거나, 아이폰 이용자가 갤럭시로 갈아타는 경우가 드물다.
이 같은 상황속에서도 삼성 측은 애플과 차별화된 폼팩터를 자랑하는 ‘갤럭시Z플립·폴드’ 라인업 사용을 위해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갈아타려는 잠재 수요가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무엇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폼팩터, 통화녹음, 삼성페이, 한국어이용자에 최적화된 UI 등 애플에 대비해 갤럭시 시리즈만의 장점을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아이폰15 시리즈 사전예약 결과 고객 44%가 20대·33%가 30대로 나타날만큼 젊은층의 아이폰 선호가 상당하다는 점은 삼성이 풀어야 할 숙제다.
아이폰 등에 업고…LGU+ ‘만년 3등’ 탈출하나
아이폰15 광고는 국내 이통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충성도 강한 고객층을 다수 보유한만큼, 이통사 입장에서는 아이폰 물량 및 고객수 확보를 위해 이 같은 아이폰 광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통사들은 발열 이슈 등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5 수요가 전작 대비 많다고 판단해, 물량 확보를 위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선봉에는 LG유플러스가 있다. 실제 13일 오후 3시 경 네이버 PC용 사이트에 접속하면 LG유플러스의 아이폰15 광고가 가장 먼저 노출됐다. 평일 오후 3시부터 한시간 가량의 광고 단가는 3100만원 수준이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며 아이폰 이용자 모객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여기에 더해 아이폰15 최대 공시지원금을 이통 3사 중 가장 높은 45만원으로 책정했다. SK텔레콤(42만원), KT(40만원) 대비 지원금이 높다는 점에서 LG유플러스 측이 아이폰 마케팅에 ‘진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국내 1위 스마트폰 사업자 삼성전자와의 관계 외에 판매장려금을 분담하지 않는 애플의 ‘짠물 마케팅’ 정책에 대응해 아이폰 마케팅에 비교적 소극적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LG유플러스의 행보를 ‘만년3위 탈출’을 노린 전략적 노림수로 보고 있다. 현재 휴대폰 기준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LG유플러스가 1102만명으로 1360만명 수준인 KT와 250만명 가량 차이가 난다. 2018년 말 정도에는 KT 가입자 수가 1396만명, LG유플러스 가입자 수가 1076만명이었다는 점에서 5년새 가입자 수 격차가 대폭 줄었다.
여기에 사물이동통신(IoT) 등 전체 회선 수를 놓고 보면 이 같은 가입자 수 격차가 더욱 줄어든다. 올 8월 KT 전체회선 기준 가입자 수는 1709만명에 불과해 LG유플러스(1667만명)에 조만간 2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구현모 전 대표 체제하에서 KT가 비통신 부문 매출 확대에 주력하며 이동통신 가입자 수 방어에 실패한 반면, LG유플러스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늘린 판단이 주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광고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통3사 측에 전가하는 광고비를 연 3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애플은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광고비 떠넘기기 이슈에 대해 제재하려 하자, 1000억원 규모의 자진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반면 통신업계에서는 “애플의 광고비 떠넘기기 행태에 변화가 없다”며 여전히 애플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