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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장 찬바람에 세컨더리 펀드 인기 [시그널]

삼성·이지스 이어 IMM 인베 동참

해외 재간접 상품에 기관자금 쏠려

기업 경영권 싸게 매입해 장점





고금리가 길어지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찬바람이 불자 기업체에 투자한 사모펀드(PEF) 지분을 사고 파는 세컨더리(Secondary) 시장에 기관 투자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기업 경영권을 서둘러 매각하려고 하는 것도 세컨더리 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원인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최근 ‘IMM해외세컨더리 제1호’ 펀드를 결성하고 국내 기관투자가(LP)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세컨더리 펀드는 다른 LP가 투자했던 사모펀드 지분을 사온 뒤 가치를 극대화 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달 금리 상승에 M&A 시장이 얼어 붙자 사모펀드가 보유한 기업 경영권의 엑시트(Exit·매각)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 세컨더리 펀드가 나서서 비교적 싼 값에 지분을 살 수 있는 만큼 관련 상품의 매력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경제 시그널이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기업 경영권 거래는 총 87건, 거래액은 13조 631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5건, 18조 6154억 원 대비 36%, 27%씩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프레친(Preqin)에 따르면 올 초부터 최근까지 아시아 시장에서 사모펀드들의 기업 경영권 매각 규모는 288억 달러로 거래액이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2년 새 약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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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더리 펀드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 기관 중 상당수는 글로벌 운용사 상품을 투자의 우선 순위로 고려하는 분위기다. IMM인베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영국계 투자사인 콜러캐피탈의 세컨더리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형태로 이번 상품을 만들었다.

콜러캐피탈은 전세계 세컨더리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사 가운데 하나다. 올 상반기 삼성자산운용도 콜러캐피탈의 세컨더리 펀드에 투자하는 국내 재간접 상품을 출시해 삼성생명으로부터 약 670억 원을 투자 받았다.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도 최근 한 영국계 운용사의 세컨더리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형태의 상품을 만들고 국내 기관으로부터 1억 달러(약 1300억 원) 규모 자금을 끌어모았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지난달 전세계에서 자금을 모은 세컨더리 펀드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50억 달러가 조성됐는데 이 상품에는 국내 기관들도 앞다퉈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운용사의 세컨더리 펀드가 국내에서 인기를 모으는 건 전세계 M&A 시장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한 연기금 관계자는 “특히 세컨더리 시장에서만큼은 투자 대상이 한정된 국내보다 최소 아시아 지역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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