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의 쇄신을 촉구하며 눈물을 흘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기자회견을 두고 당내 시선이 곱지 않다. 당사자인 이 전 대표는 여당 지도부가 현재의 위기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2주 내로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7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전날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기자회견 하시기 하루 전까지 유튜브에서 낄낄거리면서 정부 여당을 경박하게 조롱하던 분이 갑자기 비장하게 눈물을 흘린다고 해서 거기에 공감할 국민들이 많지는 않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장 최고위원은 시민사회와 언론이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게 쏟아내는 비판과 이 전 대표의 시각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전직 당대표로서) 무게감을 가지고 조언을 하고 충언을 하더라도 이 당과 정부를 향한 애정이 있다는 걸 국민과 당원들한테 인정을 받으면서 당 안에서 역할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울기 전에 본인 자신의 과오를 돌아보면서 눈물 한 방울 미리 흘렸으면 이 전 대표의 처지가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 달라”는 이 전 대표의 호소에 대해 “당이 원하는 목소리가 다 나갈 수 없고, 다 정책에 반영될 수 없는 것인데, 정책에 일부 안 되면 나와서 다른 목소리를 낼 것인가”라며 “그것은 결국 당정을 완전히 공멸시키는 길”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이 국정기조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게 아닌 양측 간 끊임없는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눈물의 기자회견 바로 직전에 소통관 1층 카페에서는 연신 웃는 모습을 보였다는 기사내용도 제가 봤다”며 그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김기현 체제의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후폭풍을 수습하지 못한다면 지도부 붕괴로 이어질 것이란 진단을 내놓았다. 이 전 대표는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2주 동안에 이 평지풍파를 막아낼 수 있는 충격 완화용 아이템이 없다고 한다면 후폭풍이 너무 셀 것”이라며 “지난주에 나온 여론조사들은 사실 보궐선거 끝나고 민심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이번 주부터 20%대 대통령 지지율이 나오는 조사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갑자기 대전환 이슈가 나오지 않는 한 (지도부가) 못 버틸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