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놓고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 미세한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서머 리(펜실베이니아), 델리아 라미레스(일리노이) 등 민주당 하원의원 5명은 이날 발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관련 결의안에서 행정부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에) 즉각적인 확전 완화와 휴전을 요구하고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며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스타 정치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소말리아 난민 출신인 일한 오마(미네소타)를 비롯한 진보 성향의 민주당 의원 8명이 가세하며 결의안에 서명한 의원은 13명으로 늘었다. 특히 오마르 의원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한 만화를 리트윗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해당 만화에는 바이든 대통령으로 보이는 캐릭터가 “우리는 이스라엘이 전쟁범죄를 저질러서라도 자국을 방어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말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물론 아직은 우방인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의원이 대다수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이 심화하면서 인도주의적 재앙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민주당 하원의원 55명은 13일 조 바이든 행정부에 공개 서한을 보내며 “가자지구의 무고한 민간인이 당할 피해를 제한하기 위해 모든 마땅한 조처를 하라”고 주문하면서도 휴전 필요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같은 민주당 내 변화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둘러싼 미국 사회의 분열상이 드러나는 단면이기도 하다. 미 CNN이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복수 응답)의 71%가 이스라엘을, 41%가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침공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동정한다고 답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거듭 표명하면서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줄타기 외교’에 나선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