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논란 후 공유주택(코리빙)에 대한 문의가 2~3배가량 급증했습니다. 청년들이 마음 놓고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업형 임대주택 산업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국내 최초 공유주택 브랜드인 ‘홈즈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이태현 홈즈컴퍼니 대표는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년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해결책으로 기업형 임대주택 산업 육성을 꼽았다. 이 대표는 “개인 임대사업자는 전세보증금 등 임차인의 자산을 관리할 의무가 없지만 기업 임대사업자는 회계감사 등 더 촘촘하게 법의 감시를 받아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형 임대주택은 기업이 오피스텔 등을 한꺼번에 매입해 보증금과 월세를 받고 청년 등에게 임대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홈즈컴퍼니에 이어 KT에스테이트와 SK디앤디 등 대기업이 뛰어들며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건물 매각 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임차인들은 전세사기나 역전세 우려 없이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기업형 임대주택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각종 세제혜택 강화를 제안했다. 공유주택은 일종의 기숙사 형태로 객실 외에 공유 주방, 세탁실, 업무를 할 수 있는 라운지, 피트니스룸 등을 갖추고 있다. 이 대표는 “개인이 여러 주택을 임대하는 사례 탓에 취득세와 보유세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기업이 운영하는 임대주택은 ‘임대형 기숙사’로 별도 지정해 주택 수에서 제외하거나 공용공간은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적용해준다면 기업의 부담이 줄고 결국 임차인도 저렴한 가격에 쾌적한 공유주택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즈컴퍼니는 공인중개사무소 가맹사업인 ‘미스터홈즈’도 운영하고 있다. 공인중개사에게 전국 매물 공유 시스템과 부동산 정책 관련 정보를 지속 제공하는 대신 일정의 월 회비를 받는 방식이다. 홈즈컴퍼니 입장에서는 주택을 개발할 때 수익성이 좋은 땅에 대한 정보를 먼저 입수할 수 있다는 게 이점이다. 이로써 홈즈컴퍼니는 중개부터 개발·운영까지 프롭테크 기반의 부동산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대표는 “한국의 중개 수수료율이 0.9%로 6%대인 해외와 비교해 현저하게 낮다 보니 일본과 달리 공인중개사 시장의 선진화가 더딜 수밖에 없다”며 “기업형 부동산 중개 네트워크를 통해 투명한 거래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공유주택에 이어 공유 리빙타운 조성에도 나선다. ‘코빌리지(Co. Village)’는 여유로운 교외에서 살면서 도시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일종의 전원도시다. 현재 홈즈컴퍼니와 간삼건축이 합작해 강원도 고성에 2만 평의 부지를 사들여 공사를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이 대표는 “코빌리지는 중장년층이 아닌 ‘워케이션(일+휴식)’을 즐기는 20~30대 젊은 층이 주 타깃”이라며 “코빌리지를 통해 부동산 기업이 공간의 가치를 창출하는 꿈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