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막 남친’ 샘 스미스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5년 만에 한국을 찾아온 샘 스미스는 파격과 관능의 끝을 한국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지난 17일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샘 스미스 내한공연: 글로리아 더 투어’에서 샘 스미스는 약 1만 명 관객을 열광시켰다.
샘 스미스는 100분간 자신의 히트곡 20곡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그래미와 골든글로브, 브릿 어워즈를 수상한 샘 스미스의 가창력은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공연은 총 3부로 이뤄졌다. 1부 ‘러브’에서는 감미로운 넘버 ‘스테이 위드 미’와 ‘아임 낫 디 온리 원’으로 포문을 열어 관객들의 떼창을 유도했다.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복장을 하고 나타난 샘 스미스에게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샘 스미스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여러분의 완전한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 다시 올 줄 몰랐다”며 “서울에 계속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논바이너리(남성도 여성도 아님)로 규정한 샘 스미스는 공연이 지나갈수록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더 당당히 드러냈다. ‘다이아몬드’부터 그는 관능적인 자신의 모습을 유감 없이 과시했다. “6년 전 자신이 가장 고통스러웠을 때 쓴 곡”이라고 소개한 ‘댄싱 위드 어 스트레인저’를 부를 때 그는 “당신도 고통을 받고 있다면, 이 곡은 당신을 위한 곡”이라고 말했다.
2부 ‘뷰티’에서는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키싱 유’에서 관객들이 휴대폰 플래시를 켜자 “너무 아름답다”며 “다음 곡까지 계속 켜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러브 유’에서는 댄서들이 키스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등 연출도 점점 수위가 높아졌다. ‘아이 필 러브’에서는 상의를 탈의했다.
공연의 절정은 3부 ‘섹스’였다. 대영광송을 의미하는 ‘글로리아’로 시작한 3부에서 그는 왕관을 쓰고 나타났다. 그리고 그는 왕관을 벗고 ‘휴먼 네이처(인간의 본성)를 부르며 ‘인간’으로 내려왔고, 마지막 곡 ’언홀리'에서는 거의 나체가 되기도 했다. “관객 여러분들이 자유를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던 그의 말이 완전히 이해된 순간이었다. 역설과 대조 속 끝없이 그는 자유를 갈구했다.
공연은 18일에도 열렸다. 이날엔 샘 스미스의 패러디 ‘킹 스미스’로 인기를 끈 개그맨 황제성이 직접 공연장을 찾아 이목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