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석학들은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신경영 체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인사’를 꼽았다. ‘인재제일’을 주창하며 세계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던 이 회장의 경영 방침으로 오늘날의 삼성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1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패트릭 라이트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인사’라는 주제로 삼성의 신경영 인사 시스템을 분석했다. 라이트 교수는 현대 경영학 인사 분야에서 전략적 인사 관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그는 인적자원(HR) 전문 매거진이 선정한 ‘HR 분야 가장 영향력 있는 구루 20인’ 안에 들기도 했다.
라이트 교수는 “이 선대회장의 인사책은 한국과 서양의 시스템을 접목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선대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를 영입할 때 그에 상응하는 보수와 임금을 지급한다는 서양적 사고를 따랐다”고 말했다. 이어 “인재의 교육 수준이나 학력이 아니라 기술 기반의 채용을 진행했는데 지금 구글이나 IBM 등 대기업이 25~30년 전 이 선대회장이 했던 인사 전략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선대회장이 삼성을 저비용 제조 기업에서 혁신 기술을 선도하는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회사의 비전을 명확히 표현하면서 고급 연구개발(R&D) 인재들을 끌어들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재들이 연봉을 보고 움직이는 시대는 끝났다는 점도 경고했다.
라이트 교수는 “사람에게는 경제적·사회적·정신적 욕구가 있다”며 “돈 이상의 인간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인재들의 기초적 욕구에 맞춰 인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조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이른바 ‘HR 어낼리틱스’로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