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중고 스마트폰 인기가 커지면서 기기를 검수·수거·유통하는 ‘중고폰 플랫폼’도 본격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3사의 계열·관계사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중고폰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키우고 있다. 후발주자인 LG유플러스 계열 서비스도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40만 명 이상을 모으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자회사이자 알뜰폰 ‘유플러스유모바일’을 운영하는 미디어로그의 중고폰 플랫폼 ‘셀로’는 지난 달에 누적 가입자 45만 명을 달성했다. 특히 8월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5 출시 효과로 가입자가 한달 새 12만 명 급증했다. 셀로는 올해 1월 출시된 셀로는 이용자로부터 택배 등 비대면 방식으로 중고폰을 수거하고 기기 속 데이터를 복원 불가능하게 삭제해주며 기기 상태에 따른 견적을 내려 매입해주는 서비스다. 수거된 중고폰이나 기기 속 핵심부품은 국내외 중고폰 시장에 공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과 맞물려 중고폰이 비싼 단말기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만큼 본격적인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 위축 속에서도 중고폰 시장 규모는 올해 1분기 판매액 기준 133억 달러(약 18조 원)로 전년 대비 14% 성장했다. 한국 역시 스마트폰 판매량이 많은 만큼 중고폰 시장의 주요 공급처로 주목받는다.
국내 선두주자는 SK네트웍스의 자회사 ‘민팃’이다. 관계사인 SK텔레콤의 오프라인 매장과 패스(PASS) 앱을 채널로 활용하는 식의 사업 연계를 시작으로 KT와 LG유플러스 매장에도 ‘민팃 ATM’을 설치하며 국내 최대 중고폰 유통 사업자가 됐다. 연간 1000만 대 정도로 추산되는 중고폰 거래량의 10%인 100만 대가량이 민팃을 통해 유통된다. KT의 단말기 유통 전문 자회사 KT엠엔에스도 중고폰 플랫폼 ‘굿바이’를 전국 130개 매장과 연계해 운영 중이다.
중고폰 플랫폼들은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민팃은 SK텔레콤을 포함한 여러 파트너사와의 협업 확대를 지속 추진 중이며 셀로는 8월 인공지능(AI)으로 5분 만에 기기를 검수하는 서비스를 추가했다. 굿바이는 상반기 AI가 중고폰을 자동 수거하고 검수하는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폰은 새로운 수익모델일 뿐 아니라 폐자원 순환을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으로 평가받는 만큼 온라인 플랫폼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