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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배출 뒤엔…기업가정신 있었다

[대체투자, 대학 재정자립 이끈다] <2> 벤처 키우고 황금알 낳는 대학기금

■'스타트업 산실' 홍콩과기대 비결은

문제해결 능력 최우선 자질로 꼽아

800여개 기업과 공동연구 등 협업

컨설팅 제공하고 사업모델로 발전

김신철 홍콩과기대(HKUST) R&D센터 최고경영자. 사진=양지혜 기자김신철 홍콩과기대(HKUST) R&D센터 최고경영자. 사진=양지혜 기자




홍콩과학기술대(HKUST)는 실용성을 강조하는 학풍으로 이름나 있다. 이론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는 다른 대학들과 달리 홍콩과기대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1순위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기업가정신’이라고 부른다.

홍콩 현지에서 만난 김신철 홍콩과기대 연구개발(R&D)센터 최고경영자(CEO)는 “홍콩과기대가 강조하는 기업가정신이란 단순히 스타트업을 발굴해내는 것만은 아니다”라며 “핵심은 본인이 갖고 있는 생각을 실현해서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CEO가 이끌고 있는 홍콩과기대 R&D센터는 학생들의 기업가정신을 100%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다. 학부생과 담당 교수를 연결해주는 것을 비롯해 각종 프로그램 지원, 결연을 맺은 스타트업과의 인턴십 등을 담당한다. 연세대를 졸업한 후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과 홍콩대를 거쳐 홍콩과기대로 자리를 옮긴 그는 “홍콩과기대는 800개 이상의 회사와 협력하면서 1747개의 스타트업을 배출해냈다”며 “그중 8개 기업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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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기대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성장하기 위해 체계적인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하나에서 하나(One to One)’ ‘하나에서 여럿(One to Many)’ ‘여럿에서 여럿(Many to Many)’이 그것이다. 하나에서 하나란 하나의 성공적인 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홍콩과기대는 학부생과 교수 사이의 비즈니스 컨설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연구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펀드를 운용 중이다.

다음으로 하나에서 여럿은 성공한 기업과 연계해 인턴십이나 공동 연구실 등을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홍콩과기대는 드론 기업인 DJI를 포함해 핀테크 기업인 위랩뱅크와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대기업인 화웨이와 라인·위챗 등과도 공동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배운 기업가정신을 실제 사업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경험을 얻게 된다.

마지막으로 여럿에서 여럿은 다양한 가치 사슬(밸류체인)과의 협업을 통해 산업 전체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김 CEO는 “스타트업은 학교에서 기존 기술을 더 발전시킬 수 있고 학교는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등 선순환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홍콩과기대는 홍콩뿐만 아니라 향후 중국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경제 규모를 더 키워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홍콩과기대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기금 운용 규모도 더 키울 생각이다. 김 CEO는 “1년마다 정부가 27억 원을 지원해주고 있고 여기에 홍콩과기대가 내부적으로 만든 펀드 규모만 83억 원”이라며 “이 외에도 현재 투자 금액의 9배에 달하는 금액을 펀딩받아 향후 추가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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