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작가와 시민 175명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이유로 팔레스타인 출신 아다니아 쉬블리의 리베라투르상 시상식 취소 사태에 항의하는 성명을 지난 18일 발표했다.
이 성명을 통해 한국 작가와 시민들은 "작가 아다니아 쉬블리의 시상식 취소를 즉각 취소하라"며 "가장 넓은 이해와 포용을 보여주어야 할 문학에 인종주의의 잣대를 들이밀지 말라"고 주장했다.
쉬블리는 당초 이달 20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산하 문학진흥단체 리트프롬이 수여하는 리베라투르상을 받을 예정이었다.
리베라투르상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랍권 문학을 독일 독자에게 알린다는 취지로 매년 해당 지역 여성 작가 1인한테 수여된다.
쉬블리의 장편 ‘사소한 일’은 이스라엘의 국가 건설 과정에서 한 베두인족 소녀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집단적으로 강간을 당하고 마침내 살해당한 끔찍한 사건을 다루는 소설이다. 이전에는 전미도서상(2020)과 인터내셔널 부커상(2021) 후보작에 오르는 등 상당한 반향을 끌어냈다.
도서전 주최 측에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을 기습 공격한 사태 직후 시상식을 여는 게 적절하지 않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일부 심사위원들이 해당 소설이 반유대주의를 표명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사퇴하는 이도 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 작가들은 성명서에서 “(일부에서 이 작품에) ‘반유대주의의 선전물’에 불과하다는 딱지를 붙임으로써 일종의 반달리즘적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쉬블리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하여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24일부터 26일까지 개최하는 ‘2023 DMZ 평화문학축전’에 초청받아 방한한다. 과거에도 몇차례 방한했던 쉬블리는 오는 25일 DMZ평화문학축전의 '전쟁, 여성, 평화'를 주제로 한 문학포럼 세션에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