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자초한 육군사관학교가 이번에는 홍범도·김좌진·안중근 장군 등을 기린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 돌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육군은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독립전쟁 영웅실 개편을 지난 16일에 착공했으며 다음 달 2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항일 독립투쟁 장군들의 이름이 적힌 명패와 게시물 등을 철거하겠다는 것이다. 육사 충무관에 있는 독립전쟁 영웅실은 지난 2018년 홍범도·김좌진·안중근 장군, 이회영 선생 등 7명의 독립영웅을 기리고자 조성된 공간이다.
이와 관련해 육군은 지난해 11월 육사 현장 토의에서 앞서 논란을 빚은 독립전쟁 영웅 흉상과 독립전쟁 영웅실을 중복 및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사례로 짚었다. 그러면서 사관생도의 국가관·안보관·역사관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 1월과 5월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에게 철거 계획을 보고하고 지난 7월 철거와 재편 작업에 필요한 예산 3억7200만원을 육사에 배정했다.
철거하는 독립전쟁 영웅실은 이후 고대부터 조선 시대, 식민지 시대 항일무장투쟁, 6·25 전쟁 등을 소개하는 학습공간으로 바뀐다. 기존 설치된 항일투쟁 장군 활동 소개 게시물은 고구려-수 전쟁과 임진왜란 등에 대한 연표 등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육군이 흉상 이전 논란을 겪고도 ‘항일 투쟁사’ 지우기를 강행하자 민주당에서는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정 의원은 “육사의 독립군 역사 지우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면서 “육사는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독립영웅실 철거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매체를 통해 공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