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양국 경제인들이 모인 투자 포럼에서 “사우디와 함께한 역사가 곧 대한민국의 산업발전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1970년대 사우디 건설시장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오일쇼크의 충격을 극복할 동력을 얻은 이후 사우디가 줄곧 우리나라의 수출입 시장에서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올해는 한국 건설 기업이 사우디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며 중동에 처음 진출한 지 정확히 50년 되는 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제 도로·항만·정유시설 할 것 없이 사우디 어디를 가도 양국 기업의 땀과 열정이 깃든 시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며 “양국 경제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이제 대한민국과 사우디는 각각 아시아와 중동을 대표하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협력관계를 이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통적인 에너지·건설분야를 넘어 사우디의 ‘비전2030’에 발맞춰 협력 분야가 다각화될 것이라며 양국 경제인에게 밀도 높은 협력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단 기술력과 성공적인 산업발전 경험을 보유한 한국과 풍부한 자본과 성장 잠재력을 가진 사우디가 손을 잡으면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이제 양국간 협력관계도 원유, 건설을 넘어 제조업 스마트 분야, 청정 에너지 등 비전 2030과 관련된 전 분야로 파트너십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의 수소 협력 강화 흐름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수소 생산에 방점이 있는 사우디와 수소의 유통 활용 측면에서 최고 수준인 대한민국의 기술이 힘을 합치면 글로벌 수소경제를 선도해 나갈 수 있다”며 “양국 기업이 합의한 블루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와 수소 모빌리티 협력사업은 본격적인 수소 협력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자신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의 동행 경제사절단 130명을 포함해 총 300여 명의 경제인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수소·전기차·디지털·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서 46건의 계약 혹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격려사를 아랍어로 ‘감사합니다’는 의미의 ‘슈크란 자질란’이라는 말로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