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을 중심으로 올리브 흉작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남유럽의 작황이 2년 연속 부진함에 따라 올리브유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남유럽 지역은 전 세계 올리브유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유럽지역의 올리브 수확이 시작된 가운데,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은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올리브유 생산이 지난해 40% 급감한 데 이어 올해는 미미한 수준 정도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밝혔다.
올리브 수확량이 급감한 데는 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 등 올리브 주산지를 강타한 극심한 가뭄과 기온 상승이 영향을 끼쳤다. 스페인 국립기상청(AEMET)에 따르면 스페인의 올여름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3도가 높아 사상 3번째로 더웠다.
올리브 공급이 제한되면서, 올리브유 가격은 이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RI에 따르면 한 올리브유 제품(750㎖) 가격은 지난해 10월 9달러에서 현재 11달러로 22%가량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지난해 6월 말 메트릭 t당 4030달러에서 올해 9월 말 9364달러로 2배 넘게 상승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호주와 남미 지역의 작황이 양호해 가격 급등을 완화할 수 있었던 것도 올해는 힘을 잃을 전망이다.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올리브유를 공급받아 온 한 미국 내 도매상은 지난 7월 공급업체로부터 가격을 30% 넘게 올리겠다는 통지를 받았다며 "모두가 이에 편승해 즉각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고 전했다.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 소매상은 납품 가격이 20% 넘게 오를 전망인 만큼 자신도 내년 초 10∼15% 정도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의 한 피자가게 주인은 이번 달 피자 가격을 5∼10%씩 올렸다면서, 피자 재료인 올리브유 가격 고공행진이 가격 인상 요인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