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실 행사에서 주로 사용된 국보급 조선백자가 미술품 경매에서 34억 원에 낙찰됐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조선백자 경매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서울옥션은 24일 진행된 경매에서 달항아리 작품이 34억 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18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달항아리는 높이 47.5cm로 유백색의 색감이 돋보인다. 형태는 완전한 원에 가깝고, 수리한 흔적도 거의 없어 국보로 지정된 달항아리 만큼 보존상태가 좋은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달항아리’라 불리는 조선백자는 조선후기에 만들어진 백자 양식으로 리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특히 조선시대 백자 중 40cm 이상의 크기는 주로 왕실 행사에서만 사용 됐는데, 그 수가 국보는 3점에 뿐이다. 보물까지 포함해도 20여 점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하다. 이런 이유로 달항아리는 경매에 나올 때마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지난 3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45.1cm의 달항아리는 60억 원에 낙찰됐다. 지난 9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 45.2cm의 달항아리는 47억 원에 낙찰됐다.
지금까지 국내 경매에서 달항아리 작품의 최고 낙찰가는 지난 2019년 6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낙찰된 백자로 낙찰가는 31억 원이었으나 이번 경매로 그 기록이 깨졌다. 작품은 당초 시작가 35억 원에 출품됐으나 경매 시작 전 시작가가 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날 경매에서는 최근 작고한 박서보 화백의 ‘묘법 No.171020’(2017)이 1억5500만 원에 낙찰됐다. 초록색을 주조색으로 삼은 8호 작품으로 박서보 화백 작고 이후 처음 이뤄진 경매인 만큼 관심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