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무신사, 상장 가까워졌다…몸값 3.2조 넘으면 IPO[시그널]

지난 8월 투자유치서 IPO 요건 설정

공모자금 규모도 1100억 원 이상

최근 기업가치 3조 초반 수준 평가

수익성 개선 여부·시장상황 변수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가 상장 후 시가총액이 3조 2000억 원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될 때 기업공개(IPO)를 하겠다고 투자자들과 약속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적격 IPO 기준에 대해 공모가 기준 상장 후 시가총액 3조 2000억 원, 공모자금 규모 1100억 원 이상일 경우로 합의했다. 그동안은 적격 IPO 요건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을 정해 놓지 않았지만 최근 투자 유치에서 해당 내용을 명확히 했다.



적격 IPO 요건을 구체적인 수치로 정한 것은 드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무신사가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신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는 최근 미국 사모펀드(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자산운용사 웰링턴매니지먼트로부터 2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각각의 투자금 규모는 10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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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는 최근 투자 유치 과정에서 주당 발행가 152만 9447원 기준, 3조 720억 원(주식매수선택권 제외)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적격 IPO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실적이나 미래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셈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액 7083억 원, 영업이익 3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액은 53.1%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95% 급김했다. 55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도 뼈아픈 부분이다.

무신사가 적격 IPO 요건을 설정한 것은 상장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무신사는 내부적으로 내년 IPO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도 무신사가 조만간 주관사 선정에 나서면서 상장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무신사의 내년 상장 추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은 2019년 12월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938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설정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때문이다. 해당 풋옵션은 5년 내에 무신사가 상장에 이르지 못했을 경우 행사할 수 있다. 무신사가 내년 12월까지 상장에 성공하지 못하면 세콰이어캐피탈에 연 이자 8%를 적용해 투자금을 물어줘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무신사가 세콰이어캐피탈과 추가 합의를 통해 풋옵션 행사에 대한 조건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상장 시점은 대외 경제 상황이 변수다. 최근 미국발 금리 상승이 지속하면서 IPO 시장의 침체 장기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향후 무신사의 IPO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투자 심리 위축이 이어진다면 무신사가 적격 IPO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신사 입장에서도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내년 상장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며 “조만간 상장 주관사 선정 등 IPO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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