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이 25일 재임 시절 조성한 4대강 16개 보 중 하나인 여주 강천보에서 열린 걷기 행사에 참석해 “4대강은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재임 시절부터 정치적 논란이 이어진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 현장 방문은 지난해 12월 사면·복권을 받은 후 처음이다. 이번 일정은 4대강 보 해체 반대 활동을 해온 전국 16개 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젊은이나 나이 든 분이나 모두가 어려울 때일수록 나라를 걱정해야 한다”며 “나라를 지키고 사랑해야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국민이 모두 어려운 가운데 지지해줘서 4대강을 지킬 수 있었다”며 “이제 지천까지 관리해서 완벽한 치산치수가 되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공개 행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정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이 낮아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나 당(국민의힘)에 조언할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난 정치를 떠난 사람이기 때문에 정치에 대해 코멘트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서 “내가 할 역할은 없다. 나는 내 삶을 잘 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인사가 현 정부에서도 중용되는 데 대해서는 “좋은 인재를 골라 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재오 전 특임장관, 류우익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동참해 약 30분간 강천보를 산보하며 남한강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