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달러 표시 회사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함에 따라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선언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 보도했다. 그동안 비구이위안 측이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공식적으로 디폴트에 빠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신탁회사 시티코프인터내셔널이 주주들에게 보낸 통지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비구이위안은 2025년 9월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 표시 회사채에 대한 이자 1540만 달러(약 209억 원)를 18일까지 지급하지 못했다. 당초 지급 기한은 지난달 17일까지였으나 이를 막지 못해 유예 기간 30일이 적용된 상태였다. 시티코프인터내셔널은 통지문에서 비구이위안이 지난주 유예 기간 내 달러 표시 회사채에 대한 이자 지급을 하지 못한 것이 디폴트 사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탁사는 미결제 채권 원금 중 총액 기준 25% 이상을 보유한 이의 요구가 있을 경우 비구이위안에 즉시 원리금 상환을 요구해야 한다. 통신은 다만 채권자들이 이 같은 요구를 한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비구이위안이 갚지 못한 역외 채권은 110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 측은 대부분 역외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것 같다는 입장을 최근 잇따라 밝혀 디폴트를 각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비구이위안은 중국에서 소규모 도시를 중심으로 3000여 개의 주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직원 수는 7만 명에 달한다”며 “2021년 헝다의 디폴트 당시보다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