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50주년을 맞은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가 내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코오롱스포츠는 꾸준한 연구개발(R&D)과 아웃도어 기술력에 집중한 덕에 현재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이 경험을 토대로 경량화된 백패킹 장비 등을 선보이며 아웃도어 스포츠가 대중화돼 있는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스포츠는 26일 출시 5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브랜드 역사와 앞으로의 사업 계획을 밝혔다. 한경애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FnC부문(이하 코오롱FnC) 부사장은 “코오롱스포츠는 정통(헤리티지) 아웃도어 브랜드로서의 정체성, 지속적인 R&D,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50년 간 성장해올 수 있었다”며 “이러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 미국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는 1973년 서울 무교동에 처음 매장을 열며 브랜드를 론칭했다. 2019년부터는 대대적인 리브랜딩에 들어가 소비자들에게 아웃도어 기술과 경영 철학을 알리는 콘셉트 스토어를 여는 등 공간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정훈 코오롱FnC 디지털마케팅실 상무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가방이면 가방, 텐트면 텐트’ 식으로 특정 제품군에 특화된 경우가 많고, 아웃도어 장비·의류 전체를 아우르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며 “코오롱스포츠는 아웃도어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등산 중심의 아웃도어 문화가 발달한 한국과 달리, 미국은 하이킹 문화가 자동차캠핑·백패킹·트레일러닝 등으로 세분화돼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우선은 백패킹 장비를 중심으로 미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장비를 가방에 한 데 담아도 6~10㎏ 를 넘지 않게 하겠다는 구상 아래 현재 경량화에 집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나일론 소재 사업에서 시작한 경험을 살려 소재 기술력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겠고 밝혔다. 업계 최초로 선보인 IT(정보기술)융합형 상품 ‘라이프텍’과 ‘안타티카 패딩’이 대표적인 사례다. 안타티카는 남극의 극지연구소에 피복을 지원하기 위해 최저기온이 영하 90도에 이르는 강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을 상품화한 제품이다. 2012년 출시 후 누적 판매액이 2300억 원에 달한다.
이 전략은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가져다준 방식이기도 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일찍이 2006년부터 직진출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왔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가 2017년 중국의 안타그룹과 합작사를 설립하며 유통과 마케팅은 안타그룹에 맡기고, 그룹 역량을 제품과 기술력에 집중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2000억 원의 매출 올리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올해 연간 목표인 4000억 원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스포츠는 이와 함께 친환경 제품도 다수 선보이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어간다. 미국에서 브랜드 평판 1위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창립자가 4조 원이 넘는 지분을 환경 보호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코오롱스포츠는 현재 전 상품의 50%를 친환경 소재·염색 공법 등을 활용해 제작하고 있다. 폐의류 재활용을 용이하기 위해 단일 소재를 활용한 제품도 선보인다. 지난해 FW(가을·겨울) 시즌에는 나일론 소재로만 제작한 상품을 첫선을 보였는데 내년에는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