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번째로 쉽게 플레이된 5번 홀(파3·164야드)이 강한 제주 바람 속 ‘마의 홀’로 선수들을 괴롭혔다. 상금과 대상(MVP) 포인트, 평균 타수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예원(20·KB금융그룹)도 5번 홀에서 고개를 숙였다.
27일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2라운드가 열린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 골프클럽에 거센 제주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순위가 요동쳤다. 선수들의 희비가 가장 크게 엇갈린 곳은 5번 홀. 페널티 구역(연못)을 넘겨야 하고 그린이 세로로 길쭉한 땅콩 형태인 5번 홀이 바람이 불자 얼굴색을 180도 바꿨다.
이 대회에서 시즌 네 번째 우승이자 상금왕 타이틀 확정을 노리는 이예원이 이날 5번 홀에서 제동이 걸렸다. 4타 차 공동 8위로 출발해 전반 3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을 때만 해도 순항을 이어가던 그는 5번 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5타를 더 치는 퀸튜플 보기를 범해 그동안 줄였던 타수를 모두 잃었다.
티샷이 페널티 구역을 넘지 못했고 구제 구역(드롭존)에서 다시 친 샷도 페널티 구역에 빠졌다. 다섯 번째 샷도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나는 바람에 일곱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린 이예원은 1m 거리의 퍼트를 떨어뜨린 뒤 크게 한숨을 몰아쉬었다.
조혜림은 이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로 4타를 잃었고 안소현은 트리플 보기로 3타를 잃었다. 더블 보기를 범한 선수도 박현경 등 10명이나 됐고 25명이 보기를 적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