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와 재혼을 발표했다가 이내 결별한 전청조(27)씨가 거주하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이웃에게도 접근해 10억원 상당의 사기 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6일 jtbc는 전씨가 남씨와 함께 살았던 시그니엘 주민들에게 '재벌 3세' 행세를 해 접근했다며 피해자인 유튜버 A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시그니엘 42층 라운지에서 경호원을 대동한 전씨가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당시 전씨는 자신이 P호텔의 혼외자인 재벌 3세이자 시가총액 14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IT 그룹 엔비디아의 대주주 행세를 하며 남씨를 아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전씨는 A씨의 강의를 들으러 와서 수강생을 비롯한 지인들과 친분을 쌓은 뒤 이들에게 투자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전씨는 은행 앱을 켜 51조의 예금 잔고를 보여주는 등 부를 과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와 함께 전씨가 보낸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자신이 '미국에서 나고 자란 재벌 3세'인 점을 어필하려는 듯 "Ok. 그럼 Next time(다음)에 놀러 갈게요"라며 "Wife(아내)한테 다녀와도 되냐고 물었더니 ok 했어서 물어봤어요. But your friend(그러나 당신 친구)와 같이 있으면 I am(나는) 신뢰에요(예요의 잘못)"처럼 영어를 섞은 엉터리 문장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이외에도 전씨는 A씨에게 "괜찮으면 잠깐 42층으로 와 줄래요? 나 지금 나갈 건데 나가기 전에 ○○누나가 준 와인이 있는데 그거 전해주고 갈게요"라며 "나도 아직 마셔보진 않았는데 주변에서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오래 못 기다려서 먼저 나가볼게요. 이따가 연락 줘요"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누나’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골프 선수로 친분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와인을 잘 받았다’고 A씨가 감사 인사를 하자 전씨는 "맛 어떨지 모르겠어요. 맛있게 먹어요. 조만간 밥, 술 둘 중에 하나 먹어요. 궁금한 거 많아요"라고 답장했다.
A씨는 "피해자가 5~6명이다. 어제까지는 (피해 금액이) 8억원이었는데 이제 1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전씨의 사기행각이 보도되자 피해자들은 뒤늦게 전씨와 남현희를 찾아가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전씨에 대한 고소·고발은 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남씨의 친척도 최근 경찰에 “전씨가 ‘내가 동업 형식으로 운영하는 상장회사에 1억원 정도를 투자하면 이자를 포함한 투자금을 주겠다’고 권유해 지난 5월 이후 전씨에게 세 차례에 걸쳐 억대의 돈을 입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