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정권 지지율이 2010년 10월 발족 이후는 물론 2012년 자민당이 정권을 다시 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도쿄TV는 27~29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전월 대비 9%포인트 떨어진 33%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전까지의 최저 지지율은 지난해 12월의 35%였다. 33%는 2012년 자민당 정권 복귀 이후 최저이기도 하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월 대비 8%포인트 증가한 59%로 10명 중 6명이 비(非)지지를 표명했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정책이 나쁘다’가 52%로 가장 많았고, ‘지도력이 없다’가 34%로 2위를 차지했다. ‘지지하는 이유’ 1위도 ‘자민당 중심의 내각이니까’(34%)로 내각 정책이나 총리 리더십과는 거리가 멀었다. 2위는 ‘인품이 신뢰할 수 있다’(26%)였다.
최근 총리 주도로 진행 중인 소득감세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가 65%로 많았고, ‘적절하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총리에 우선적으로 바라는 정책 과제는 9월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물가 대책’이 가장 많았고, ‘경제전반’, ‘육아·교육·저출산’ 순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9%포인트 감소’라는 성적은 자민당 내에서도 동요를 초래하고 있다. 당의 한 간부는 “감세 실시는 장기간 비판에 노출되는 것이 된다”며 “정권 과연 이를 버틸 수 있겠느냐”고 위기감을 드러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또 다른 인사도 “여기서 소득 감세를 철회하면 비판이 더 늘어난다”며 “임시 국회가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치에서 ‘내각 지지율 30% 중반’은 위기를 의미한다. 스가 요시히데 정권의 경우 2021년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중 도쿄 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소란으로 지지율이 34%까지 떨어졌고, 이후 요코하마 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 스가 당시 총리는 결국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접었다. 제1차 아베 내각과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정권도 30%대 초중반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뒤 동력을 잃고 국정 선거에서 패배하는 등 퇴진에 몰린 전력이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만이 임기 내 지지율이 한번도 30%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2차 아베 내각은 정권 퇴진을 앞뒀던 2020년 6월 38%가 최저 기록이었다.
다만, 기시다 총리가 2022년 12월 35% 지지율을 기록한 뒤 올 초 ‘차원이 다른 저출산 대책’, 5월 ‘히로시마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 등을 내걸고 50% 회복에 성공한 바 있어 당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반전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한편, 자민당의 정당 지지율도 당의 정권 탈환 이후 가장 낮은 32%로 나타났다. 2위는 유신회와 입헌민주당이 동률로 9%였다.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파층은 30%로 전월의 24% 대비 수치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