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가 다음 주 실시하는 국채 입찰에서 장기물 비중을 예상보다 적은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국채 발행 계획을 주시하던 시장은 공급 물량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벗어나 안도하는 모습으로, 국채금리는 하락(국채가격 상승)했다.
미 재무부는 1일(현지 시간) 다음 주 분기별 차환(refunding) 경매를 통해 1120억달러 규모로 국채 입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3년물, 10년물, 30년물을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하며, 1140억달러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에 비하면 다소 축소됐다. 지난 분기 1030억달러보다는 늘었다.
눈에 띄는 것은 만기별 발행 비중으로, 10년물·30년물 발행 규모는 조금 늘리고, 20년물에는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10년물과 30년물 발행의 경우 8월에 예상했던 수준과 비교하면 각각 10억달러씩 감소했다”고 전했다.
덕분에 미국 국채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10년물이 전거래일 대비 약 20bp(1bp=0.10%포인트) 하락(채권가격 상승)한 4.73%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올 3월 이래 가장 큰 폭이다. 30년물도 4.92%로 17bp 이상 하락했다.
재무부가 지난 8월 국채 발행계획을 내놓았을 때 시장에서는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커졌고 채권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 이후 10년물 금리가 75bp 넘게 상승한 바 있다.
자카리 그리피스 크레디트사이츠 수석 채권 전략가는 “재무부의 향후 지침과 함께 장기채 매각 물량의 기대치 이하 증가 등을 고려할 때 다소 안도감을 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금리 인상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지난 수개월간 줄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슨 윌리엄스 씨티그룹 전략가는 “장기물 기간프리미엄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재무부가 8월 때와는 방향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 2월 유사한 규모의 차환 경매가 예상되고 이것이 마지막 채권 발행 증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