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巨野의 입법폭주…勞心에 눈 멀어 '민생' 눈 감았다

■노란봉투법·방송3법 강행

경제계 "산업 생태계 붕괴 우려"

중기 "근로자도 피해" 지적에도

민주, 총선셈법에 일방입법나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3법 상정 표결에서 ‘반대’ 버튼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9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3법 상정 표결에서 ‘반대’ 버튼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끝내 의석수를 앞세워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며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 국면은 더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줄곧 민생·경제 정당을 표방해온 민주당이 ‘정상적인 사업 영위가 안 된다’는 경영계의 간곡한 호소에도 노동계 표심만을 노리고 무리하게 법안 통과를 밀어붙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한 노조법 개정안은 ‘불법파업조장법’이라고 불리며 경영계와 산업계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이날도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경제단체들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경제 상황을 무시한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강하게 규탄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노조법 개정안은 사용자 개념의 확대로 하청 노조의 원청사업주에 대한 쟁의행위를 허용해 수많은 원·하청 관계로 이뤄진 산업생태계를 붕괴시킬 우려가 크다”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기업 경영의 어려움이 매우 가중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과 파업을 조장해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후퇴시킬 수 있는 법안에 대해 전면적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도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는 기업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일하고 싶어하는 비조합원 근로자나 파업 불참 조합원들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고, 국가 경쟁력은 심각하게 저하돼 국내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게 될 것이 심히 우려된다”며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각종 부작용이 예상되는 법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결국 내년 총선을 겨냥한 다양한 정치적 셈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표면상으로는 ‘약자를 보호하는 민생 정책’을 내세우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표가 걸려 있는 노동자들의 민심을 사 민생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최근 김포 서울 편입, 공매도 금지 등 국민의힘에서 굵직한 이슈를 선점하자 다수 의석을 앞세워서라도 정국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연이어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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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입법 독주로 예산 정국을 맞이한 국회에서는 여야 대립이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민주당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위해 국회 본회의 소집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본회의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위원장 탄핵을 막기 위해 국민의힘이 방탄을 한 것 아니냐”며 “방통위원장이 절차나 규정을 어겨가며 방송 장악을 위한 조치들을 더 속도전으로 진행한다면 탄핵 사유만 계속 쌓일 뿐이고 탄핵뿐 아니라 처벌돼야 할 사안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방송 3법 처리 강행을 두고 “그렇게 염원했다면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왜 개정하지 않았냐”며 “절차적 정당성도 없는 입법으로, 당연히 대통령 거부권을 요구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된 지역 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7000억 원 증액하는 안건을 단독 처리했다. 예산 증액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은 표결 강행에 반발하며 집단 퇴장했다. 행안위가 의결한 지역 화폐 예산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김예솔 기자 losey27@sedaily.com, 유정균 기자 even@sedaily.com


전희윤 기자·이진석 기자·김예솔 기자·유정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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