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뒤 ‘아빠에게 자유를(LIBERTAD PARA PAPA)’이라는 글을 적은 티셔츠를 보여주는 세리머니를 펼쳐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던 리버풀(잉글랜드) 공격수 루이스 디아스(26·콜롬비아)의 부친이 피랍된 지 12일 만에 풀려났다.
콜롬비아 대통령실은 9일(현지 시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축구선수 디아스의 부친인 루이스 마누엘 디아스가 풀려났음을 알려 드린다”며 “그는 콜롬비아 유엔 대표부 및 가톨릭 주교회의 대표단이 그를 맞이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 소셜미디어에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디아스의 부친이 굳은 표정으로 다른 2명과 함께 선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지 일간지인 엘티엠포는 “디아스 부친의 건강은 양호하며, 신체적 학대 피해 징후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당국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베네수엘라 접경 라과히라주 바랑카스에서 피랍된 지 13일째이자 12일 만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디아스 부모는 바랑카스에서 총을 든 괴한들의 위협을 받고 자신들의 차량 째 행방불명됐다. 피랍 1시간여 뒤 디아스 어머니만 구조됐다.
콜롬비아 게릴라 단체와의 평화 협상 실무 책임자 중 한 명인 오티 파티뇨는 이달 2일 콜롬비아 평화고등판무관실을 통해 공개된 성명에서 “디아스 부모 납치 사건은 민족해방군(ELN)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밝혔다. ELN은 콜롬비아 최대 반군이다.
ELN도 이달 5일 “콜롬비아 군·경의 대규모 수색 작전이 (디아스 부친) 자유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성명을 내, 자신들이 디아스 부친을 억류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이후 콜롬비아 군·경은 피해자 수색 현장에서 인력을 일부 철수하기도 했다.
한편 엘티엠포와 엘에스펙타도르 등 매체는 디아스 부친이 군 헬기를 타고 바랑카스 인근 대도시인 바예두파르로 이동해 병원에서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바랑카스에서 가족과 재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