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핫팩을 붙여야 할 정도로 갑작스럽게 떨어진 기온 속에서도 제네시스 대상(MVP)을 향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함정우(29·하나금융그룹)가 추위를 뚫고 대상 굳히기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함정우는 10일 경기 파주의 서원밸리CC(파71)에서 계속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3억 원) 2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쳤다. 이틀 합계 4언더파 138타를 적어낸 함정우는 선두 신상훈(6언더파)을 2타 차로 추격했다. 순위는 정한밀·전성현·김우현과 함께 공동 3위다.
전날 폭우로 경기가 중단되기 전 15개 홀을 2언더파로 끝낸 함정우는 남은 3개 홀에서 버디 1개를 낚아 3언더파 공동 5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곧바로 이어진 2라운드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간 함정우는 지난달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한 달 만에 시즌 2승째에 도전할 발판을 만들었다.
2번 홀(파3)에서 약 4.5m 버디를 떨어뜨리는 등 초반 발걸음이 가벼웠던 함정우는 9번 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핀 50㎝에 붙여 또 한 타를 줄였다. 11번 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를 범하기도 했으나 이후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맞바꿔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다. 기온이 뚝 떨어진 이날 언더파 성적을 받아든 선수는 61명 중 함정우를 포함해 13명뿐이다.
“대상 수상이 너무나 간절하다”는 함정우는 투어 6년 차인 올해 그 꿈에 다가섰다. 최근 출전한 5개 대회에서 네 차례나 톱 5에 이름을 올린 그는 현재 대상 포인트 1위(5662점)를 달리고 있다. 2위 이정환(5164점)이 이날 후반 11번 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는 등 6타를 잃어 58위(8오버파)까지 순위가 내려갔기 때문에 함정우의 대상 수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상금 랭킹 4위(5억 7844만 원)인 함정우가 남은 이틀간 더 힘을 내 시즌 2승째를 올린다면 상금왕까지 노려볼 수 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2억 6423만 원. 함정우는 “저도 계산을 해봤는데 이왕이면 우승해서 대상과 상금왕을 모두 수상하고 싶다”고 했다. 상금 1위 박상현(7억 6103만 원)은 이날 3타를 줄여 공동 19위(이븐파), 2위 한승수(미국·7억 3897만 원)는 공동 40위(3오버파)로 반환점을 돌았다.
다음 달 군 입대를 앞둔 신상훈이 2타를 줄여 단독 선두에 오른 가운데 서원 아카데미 출신이자 서원밸리CC 계열사 대보건설의 후원을 받는 최민철이 전날 선두에서 단독 2위(5언더파)로 한 계단 밀렸으나 이틀 연속 상위권을 지켰다. 이재경이 공동 7위(3언더파), 시즌 3승의 고군택은 공동 9위(2언더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