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 교사 사건을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사건 재판과 별도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12월부터 최대 주 3회 재판에 출석해야 할 정도로 재판 부담이 커져 대표직 수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월 총선 전에 재판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높아 실형이 선고될 경우 정치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13일 이 대표 위증 교사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대장동 등 사건과 분리해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표 측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위증 교사 사건을 병합해 심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재판부는 다른 사건들과 사건 구조가 다르기에 별도 재판을 해야 한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위증 교사 의혹은) 대장동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고 사건 분량 등에 비춰서 따로 분리해서 심리를 해도 될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분리를 할지 병합해서 선고를 할지는 심리 경과에 따라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이 위증 교사 의혹 재판을 별도로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대표는 최대 주 3회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이 대표는 매주 화요일 열리는 대장동 재판과 격주로 금요일마다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여기에 위증 교사 의혹 재판까지 별도로 진행되면서 법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판 부담은 이 대표의 정치 활동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재판 진행 속도도 빨라지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내년 총선 이전에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위증 교사 의혹 사건은 구조가 단순하고 검찰에서 혐의가 대부분 소명됐다고 보기 때문에 1심 결론이 6개월 안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9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과정에서 녹취록을 제출한 바 있다. 당시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위증 교사 혐의는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 결과 이 대표에게 유죄가 선고될 경우 정치 생명에도 심각한 타격이 갈 수 있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수차례 연락해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선거법 재판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증언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과 16일 각각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위증 교사 의혹으로 기소됐다.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서는 검찰과 이 대표 측 모두 기존 대장동 재판과의 병합에 동의했지만 위증 교사 의혹에 대해서는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공방이 이어졌다.
이 대표 측은 하나의 재판으로 형을 선고받아야 방어권이 온전히 보장된다며 재판부에 병합 심리를 요구했지만 검찰은 사건 구조가 전혀 다른 별개 사건이기 때문에 별도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1심 선고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도 검찰이 위증 교사 의혹 병합에 반대하는 이유였다. 위증 교사 혐의로 이 대표와 함께 기소된 김 씨 측도 신속한 재판을 위해 병합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