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0일 반도체 수출이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데 힘입어 전체 수출도 늘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한 27억 9568만 달러를 기록했다. 1~10일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9월의 7.9% 이후 처음이다. 승용차(37.2%), 정밀기기(17.1%), 무선통신기기(4.1%)에 이어 반도체 수출까지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10일까지 전체 수출액도 1년 전보다 3.2% 증가했다. 다만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흑자 진행 중이던 무역수지는 17억 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 규모의 18.9%를 차지하는 주력 품목이다. 승용차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반도체도 반등 조짐을 보임에 따라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 늘어나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내년 총수출이 올해 대비 3.8%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중국 경제 부진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출이 언제 다시 마이너스 수렁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민관이 원팀이 돼 수출 진흥 전략을 촘촘히 마련해 서둘러 실천해야 한다. 수출 반등의 온기를 이어가려면 무엇보다 반도체 등 전략 산업의 초격차 기술 확보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자원이 부족하지만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이 붙잡을 수 있는 생명줄은 세상에 없는 기술 개발이다. 이를 위해 우리 기업들은 과감한 선제적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경쟁 기업들을 압도하는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정부는 기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조속히 제거하면서 세제·예산·금융 등 전방위 지원을 해야 한다. 수출 시장을 아세안·인도·중동 등으로 다변화하고 새로운 수출 품목을 발굴하는 노력도 미뤄서는 안 된다. 그래야 한국이 글로벌 정글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