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백년의 마라톤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필스버리 중국전략센터장은 2016년에 ‘백년의 마라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50년 동안 중국에 속았다”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국 전문가인 필스버리 센터장의 책은 2017년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외교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은 2018년 허드슨연구소에서 가진 강연에서 필스버리의 책을 인용하며 “우리는 중국에 속았다”고 말했을 정도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견제와 압박 정책을 예고한 것이다.



필스버리는 책에서 미국의 대중 포용 정책을 낳게 한 잘못된 가설 5가지를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포용 정책이 지속하면 중국이 서방세계와 협력할 것이라는 희망을 꼽았다. 중국은 북한·이란의 핵 야망을 저지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되레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고 필스버리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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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마라톤’은 류밍푸 중국 국방대학원 교수가 2009년 펴낸 저서인 ‘중국몽’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이다. 그는 이 책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의 주도국이 되기 위해 1949년 중국 공산 정권 수립 이후 2049년까지 100년 동안 기나긴 마라톤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적을 안심시켜 경계심을 풀도록 만들라’ 등 9가지 전략도 제안했다.

미국 상무부 차관보 출신인 토머스 듀스터버그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통해 “지금껏 중국에 당근을 줘서 효과를 본 적이 없다”며 대중 강경책을 주문했다. 이번 주 미중정상회담 전후로 양국 간에 부분적 해빙 무드가 조성된다고 해도 중국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북한·러시아 등과 밀착하며 ‘백년의 마라톤’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면서도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팽창주의 국가다. 중국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상호 존중과 호혜,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한중 관계를 만들어가되 점차 대중 경제 의존도를 줄여가야 한다.

김상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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